제63화
“그러니까 당신은 더더욱 저희의 과거를 잊으면 안 되죠.”
“다시는 찾아오지 마세요.”
나는 그 말만 남기고 배현민의 손을 힘껏 뿌리치고 차에 올랐다.
배현민은 내가 떠나는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봤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홍시연은 원래 아이를 직접 데려다줄 생각이 없었지만 혹시라도 배현민이 전처와 다시 엮일까 봐 걱정돼 망설이다 결국 따라 나왔다.
멀찍이서 바라보니 배현민이 여지안을 막아서는 장면이 보였다.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여지안의 표정은 점점 차갑게 굳어졌고 이제는 배현민을 완전히 상관없는 사람으로 여기는 듯했다.
그런데도 배현민의 눈빛은 오히려 불안하게 흔들렸고 홍시연은 얼른 다가가 물었다.
“아직도 당신 마음을 이해 못 하나요?”
“응.”
배현민은 짧게 대답하고 차에 올라탔고 홍시연은 조수석에 앉아 스스로 안전벨트를 맸다.
하지만 그는 바로 시동을 걸지 않고 창문만 바라보며 물었다.
“여지안은 예전에 그렇게 날 사랑했는데 어째서 지금은... 날 저렇게 차갑게 대하는 거지? 여자들은 사랑하지 않기로 마음먹으면 다 저럴 수 있는 거야?”
배현민은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말에 옆에 있던 홍시연은 안전벨트를 손으로 꼭 쥔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왜 나한테 물어보는 거지? 도대체 무슨 뜻이야?’
홍시연이 시선을 돌리자 이미 배현민의 안색은 어두워져 있었다.
마치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한 표정에 홍시연은 망설이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아마... 그냥 강한 척하는 거겠죠.”
그제야 배현민의 표정에 안도감이 번졌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배현민의 대답에 홍시연은 그의 생각을 확신하게 되었다.
“아마 당신 앞에서 일부러 더 냉정하게 말한 걸 거예요. 그래야 현민 씨가 소중함을 깨닫게 될 테니까.”
홍시연은 대충 맞장구를 쳤다.
“그럼 이제 다시 붙잡으러 가실 건가요?”
“흠.”
배현민의 표정엔 기묘한 자신감이 서렸고 여지안이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눈치였다.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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