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배현민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소파에 앉아 있던 홍시연은 잔뜩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맞았다.
“오셨어요?”
“응.”
배현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장 거실을 둘러봤다.
“지욱이는?”
아이 이름이 나오자 홍시연은 입술을 삐죽이며 억울한 듯 말했다.
“모르겠어요. 저한테 삐친 것 같아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꽉 닫아버렸어요. 제가 아무리 불러도 나오질 않네요.”
배현민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걔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널 사랑하기도 벅차지. 너 때문에 자기 친엄마까지 뿌리쳤던 애야.”
그의 말에 홍시연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원래라면 배지욱의 흉을 보며 부추길 생각이었지만 남편이 아이를 감싸자 차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금은 아니다. 서두르지 말자.’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다짐했고 배현민은 홍시연의 등을 토닥여줬다.
“아마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보지. 괜히 신경 쓰지 마. 너 지금 임신 중이라 몸도 약한데 이런 일로 힘 빼지 말고. 내가 가서 볼게.”
홍시연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그는 곧장 배지욱의 방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욱아.”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조심스레 문이 열렸다.
아빠를 본 순간, 베지욱의 눈가가 붉어지며 눈물이 왈칵 터졌다.
베현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얼른 아이를 번쩍 안아 들며 다급히 눈물을 닦아주었다.
“우리 아들, 왜 그래? 뭐가 그렇게 속상했어?”
베지욱은 훌쩍거리며 간절한 눈빛으로 물었다.
“아빠, 앞으로 아빠가 저 데리러 와주면 안 돼요? 반 친구들은 다 엄마나 아빠가 데리러 오는데 저만 없어요. 바쁘면 할머니나 할아버지라도 오는데 저만... 기사 아저씨예요.”
그 말에 배현민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이의 눈에는 늘 곽이서 곁을 지키는 여지안이 겹쳐 떠오른 듯했다.
‘만약 우리가 이혼하지 않았다면 나도 매일 네 곁에 서 있었을 텐데.’
배현민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앞으로 아빠가 회사 출퇴근할 때 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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