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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곽민재의 어머니라면 이 시간에 찾아온 목적은 분명 모자간의 문제일 터이니 내가 섣불리 끼어드는 건 옳지 않았다. “전 할머니가 싫어요.” 곽이서는 조심스레 거실로 들어가는 여성을 보고서야 내게 속삭였다. “할머니는 아빠가 저를 키우는 거 싫어하거든요. 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한테 맡기고 싶어 하세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절 사랑하지만 몸이 안 좋으세요.” 어린 나이지만, 곽이서는 이미 많은 걸 알고 있었다. 그동안 말할 기회가 없어서 가슴 속에 답답하게만 쌓아뒀던 이야기를 오늘에서야 한꺼번에 쏟아낸 것이다. 나는 아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안쓰러워서 꼭 안아주었다. “괜찮아, 이서야. 이제부턴 엄마가 있잖아.” “네.” ... 한편, 2층 서재. “곽민재!” 조홍숙이 성큼성큼 들어서며 소리를 지르자 곽민재는 펜을 내려놓고 차갑게 고개를 들었다. “할 얘기는 이미 전화로 다 끝냈잖아요.” 낮에 한 통화에서 조홍숙은 내일 꼭 유소희와 만나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었다. 하지만 곽민재는 단칼에 거절했고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그래서 지금, 직접 들이닥친 것이었다. “아니, 끝난 게 아니지.” 조홍숙은 단호했다. “유소희는 걔가 난 참 마음에 든다.” 곽민재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하지만 전 마음에 안 듭니다.” “감정은 천천히 키워가는 거야.” “어머니는 정말 제가 유소희 씨랑 이어지길 바라는 겁니까?” “그렇지!” 곽민재가 반박하지 않자 인정하는 걸로 착각한 조홍숙의 얼굴엔 희망이 번졌다. “네가 아직 몰라서 그래. 소희가 얼마나 괜찮은 아가씨인지...” “만날 순 있습니다.” 곧, 곽민재가 어머니의 말을 툭 잘라버리며 말했다. “정말?” 조홍숙은 잔뜩 들뜬 채, 당장 약속이라도 잡을 기세였다. 그러나 곽민재의 목소리는 방금 전보다 더 차갑게 식어갔다.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그 말에 조홍숙의 표정이 잔뜩 굳어버렸다. “뭔데?” “앞으로 어머니가 사는 집 생활비... 전부 끊겠습니다. 단 한 푼도 더 이상 안 보낼 겁니다.” “뭐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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