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그 노래를 배지욱은 이제 다시는 들을 수 없었다.
...
거실, 늦은 밤이었지만 불은 여전히 환하게 켜져 있었다.
홍시연은 차이혁이 장난감을 신나게 가지고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무심한 듯 시선을 배지욱의 방 쪽으로 흘겼다.
그러고는 마치 걱정하는 척 물었다.
“현민 씨, 지욱이 기분이 좀 안 좋아 보이던데 가서 한 번 봐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
배현민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단호하게 대답했다.
홍시연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턱을 괴고 배현민을 응시했다.
예전 같으면 배지욱에게 노골적으로 차갑게 대했을 텐데 이제 보니 그건 분명 잘못된 방법이었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깊게 번졌다.
오늘처럼 겉으로는 배지욱을 위하는 척하면서 결국 차이혁이 원하면 자연스럽게 양보하도록 만들면 된다.
그럼 배현민은 가정의 화목을 위해 늘 배지욱을 타이르게 되고 결과는 뻔했다.
“아빠.”
차이혁은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장난감을 놓지 못했다.
“졸린데 아직 더 갖고 놀고 싶어.”
곧, 배현민은 달래듯 말했다.
“그럼 내일 또 놀면 되지.”
“그렇지만 이건 동생 거잖아요.”
차이혁은 여전히 망설였다.
“괜찮아. 지욱이는 신경 안 쓸 거야.”
배현민은 다정하게 웃으며 아이를 안심시켰다.
그제야 차이혁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고마워요, 아빠!”
홍시연은 흐뭇하게 웃으며 아들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어느덧, 거실엔 배현민 혼자만 남았다.
장난감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아들과 놀던 장면을 떠올리자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졌다.
다 치운 뒤에야 문득 배현민은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아차, 지욱이는?’
그는 뒤늦게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가득 차올랐다.
배현민은 거실 불을 끄고 배지욱 방 앞에 다가가 조심스레 노크했다.
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는 문을 열고 불을 켰고 침대 위엔 이미 잠든 배지욱이 누워있었다.
배현민은 천천히 다가가 한참 동안 아이를 내려다보다가 낮게 중얼거렸다.
“아빠가 이러는 건,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거야. 언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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