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유소희가 들뜬 목소리로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곽민재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무심히 던져놓았다.
원래 무표정한 얼굴은 그 순간 더 차갑게 굳어 있었다.
“유소희 씨.”
“뭐예요? 왜 그렇게 남 대하듯이 부르는 거죠?”
유소희는 입술을 삐죽이며 앙칼지게 말했다.
“곽민재 씨, 저희 처음 만났을 땐 연애하려고 본 거잖아요. 설마 나가라고 할 거예요?”
곽민재는 시간을 더 낭비하고 싶지 않은 듯 목소리를 한층 더 가라앉힌 채 대답했다.
“제가 직접 보안팀을 불러야 합니까?”
유소희는 당황하지도 않고 그의 책상에 두 손을 짚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꼭 그렇게 매정하게 굴어야 해요?”
그러나 곽민재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보안팀에 전화를 걸려 했다.
유소희가 그의 손을 덥석 누르려 했으나 곽민재는 눈 깜짝할 새에 몸을 비켜냈다.
결국, 그녀의 손끝이 허공만 스쳤고 아쉬움은 잔뜩 묻어났다.
“어제 곽 대표님이 했던 말, 저 다 진지하게 생각해 봤어요. 만약 대표님이 절 받아들인다면... 이서도 같이 사는 걸 허락할 수 있어요.”
모두 다 곽민재는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친딸도 아닌 곽이서를 목숨처럼 지키는 거라고.
유소희는 확신했다.
연애를 시작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곽민재도 사랑의 달콤함에 빠질 테고 그때가 되면 굳이 자기가 말하지 않아도 곽이서를 친가에 맡기려 할 거라고.
그래서 그녀는 한발 양보한 것이었다.
그러나 곽민재의 대답은 예상과는 훨씬 달랐다.
“전 그런 거 원하지 않습니다.”
곽민재는 눈앞에서 전화를 걸어 보안팀을 불렀고 유소희는 순간 얼어붙었다.
“정말 이렇게까지 차갑게 나오실 거예요?”
곽민재는 통화를 끝내며 서류를 집어 들었다.
“회사에 다시는 들이지 마세요.”
보안팀 직원이 들이닥쳐 그녀를 붙잡아 끌어냈지만 유소희는 끝까지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제가 이렇게까지 양보했는데 도대체 대표님은 뭐가 불만인 거예요?”
문이 쾅 닫히며 그녀의 목소리도 서서히 멀어졌다.
나는 조심스레 곽민재의 책상 앞으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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