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남자친구’라는 네 글자는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강지훈의 가슴을 찔렀다.
그 순간 강지훈은 심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소리마저 들리는 듯했다.
‘어? 내가... 내가 무슨 말실수라도 했나?’
이내 강지훈이 말한 ‘아내’라는 말이 떠오른 간호사는 뒤늦게 입을 가리며 몸을 돌려 떠났다.
강지훈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목구멍에 뭔가가 막혀 한숨조차 안 나왔고 위 속에서 올라오는 신맛에 속이 울렁거렸다.
5년 동안 서은수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강지훈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분명 뭔가 오해가 있을 것이다.
강지훈은 영혼이 반쯤 나간 듯한 모습으로 그들이 살던 집으로 돌아왔다.
집 안의 모든 것은 예전과 같았지만 서은수와 관련된 모든 흔적들만이 깨끗이 사라졌다.
서은수에게 선물한 보석, 드레스, 시계, 자신의 죄를 보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비싼 선물들은 모두 원래의 위치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마치 서은수가 머문 적이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것이 강지훈 혼자 꾼 꿈처럼 말이다.
강지훈은 유령처럼 큰 저택에서 방황하며 슬픔에 잠겼다.
기억 속에는 서은수와 함께 힘들게 지낸 그 시절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누수가 있었던 임대 주택이 떠올랐다. 벗겨진 벽을 연한 분홍색으로 칠했던 서은수, 그리고 발코니의 금이 간 작은 창문에는 항상 신선한 해바라기가 꽂혀 있었다.
“지훈 씨, 여기가 이제 우리의 집이야.”
삐걱거리는 중고 식탁 앞에 앉았지만 눈을 반짝이며 행복한 얼굴로 강지훈에게 말했다.
“지훈 씨, 오늘 나 좀 벌었어. 집은 걱정하지 마. 생활비는 20만 원만 남기면 돼. 나머지는 모두 당신이 써. 당신 하고 싶은 거 다 해.”
강지훈이 창업에 계속 실패하고 현실에 시달려 무너질 뻔한 밤, 서은수는 그를 웃게 하기 위해 색이 바랜 이불을 덮고 그에게 노래를 불러줬다.
“우기야, 너 후회해? 첩은 왕을 따라가는 거야. 생사를 후회한 적이 없어... 아니, 평생이어야 해. 일 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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