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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그녀는 도승아의 뺨을 가차 없이 내리쳤다. “천박한 년, 감히 이딴 비열한 수법으로 우리 엄마를 해치려 해? 주제도 모르고 날뛰네, 이 쌍 X이!” 도승아는 순식간에 얼굴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그녀는 서은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고작 사생아 주제에 누가 누굴 천박하대? 너야말로 쌍 X이야!” “지훈이가 사랑한 건 나야. 넌 지훈이한테 차이면 시궁창의 쥐새끼보다 못하다고, 알아?” 농담도 이런 희대의 농담이 있을까? 사랑? 재벌가에서 가장 부질없는 단어가 바로 사랑인 것을. 서은수는 도승아의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차오르는 고통에 도승아가 비명을 질렀다. “널 그렇게 사랑한다면서 왜 내가 이혼하자고 할 땐 죽어라 반대했을까? 심지어 10% 주식까지 주면서 날 묶어두려고 하던데?” “강지훈이 네 어디가 좋대? 저속한 몸뚱이가? 아니면 멍청한 네 머리가? 남자랑 침대 몇 번 뒹굴었다고 너 따위가 감히 내 머리 꼭대기로 기어 올라올 것 같아?” 찰싹! 찰싹! 연이은 귀싸대기 두 번에 도승아는 눈앞이 빙빙 돌았다. 하지만 서은수는 폭주하듯이 과일 접시에 있던 과도를 집어 들었다. “뭐 하는 거야?” 도승아는 경악하여 소스라치게 떨었다. “강지훈이 너 죽기 직전이라고 우리 엄마 피를 다 뽑아갔는데 이렇게 멀쩡한 건 예의가 아니지.” 말을 마친 서은수는 과도를 들어 도승아의 손목을 힘껏 그었다. 피가 순식간에 솟구쳐, 서은수의 뺨과 옷깃에 튀었다. 도승아는 고통에 입을 크게 벌렸지만,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괴로운 듯 바닥에 웅크렸다. 바로 그때, 문이 확 열리고 강지훈이 뛰어 들어왔다. 그 시각, 서은수는 피를 뒤집어쓴 채 입가에 웃음을 띠고 도승아의 옷으로 천천히 칼을 닦고 있었다. 한편 피투성이가 된 도승아는 간신히 손을 뻗으며 말했다. “지훈아, 살려줘!” “승아야!” 강지훈은 재빨리 그녀를 품에 안고 비서에게 소리쳤다. “의사 불러! 빨리!” 서은수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승리하고 떠나는 여장군처럼 당당하게 병실을 나섰다. 병원 주차장 입구에 서늘한 밤바람이 불어왔다. 이제 막 차를 가지러 가려던 참인데 갑자기 뒤에서 엔진 소리가 맹렬하게 울려 퍼졌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부신 차 불빛이 그녀의 경악한 얼굴을 비추었다. 쾅! 서은수는 몸이 허공에 붕 떴다가 두꺼운 벽에 부딪힌 후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가슴을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그녀는 순간 피를 내뿜었다. 일어나려 애쓰는 동안, 굉음이 다시 울리고 배기가스가 솟아오르는 가운데 그 차가 또다시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 쾅! 서은수는 이번에 뼈가 부서지는 소리를 선명하게 들었다. 선홍빛 핏물이 옷을 흠뻑 적시고 바닥에 흥건하게 고였다. 의식이 완전히 암흑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 그녀는 차 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빛을 등진 채 강지훈의 훤칠한 체구에서 싸늘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눈앞이 점점 흐릿해졌다. 강지훈은 천천히 몸을 숙이고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가는 치러야지, 은수야.” 서은수는 겨우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참담하면서도 경멸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강지훈에게 가운뎃손가락을 꼿꼿이 치켜들었다. ‘두고 봐, 강지훈!’ 이어서 그녀는 철저히 의식을 잃었다. 그 의도적인 교통사고로 서은수는 병원에서 한 달 내내 누워있었다. 이 한 달 동안, 도승아는 각계각층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강지훈은 그녀를 데리고 자선 연회에 화려하게 등장했고, 경매에서 오직 그녀를 위해 희귀한 핑크 다이아몬드를 거액에 낙찰받았다. 최고급 저택을 구입하고, 각계 유명인사들을 초대하여 도승아의 생일파티를 열어주었다. 수만 대의 드론이 밤하늘에 도승아의 이름을 수놓았고, 심지어 여론까지 분위기가 바뀌었다. [청순 미녀 도승아, 자선 파티에서 눈부신 등장, 구미 그룹 강지훈 대표, 미인을 위해 거액을 쏟아부어...] [서은수, 재벌가에서 버림받을 위기. 사생아는 대중 앞에 나서기 어려운 걸까?] 서은수는 이 모든 게 누구의 짓인지 훤히 꿰뚫고 있었다. 지금은 단지 시험대에 올린 것일 뿐, 다음 단계에서는 아마 그녀를 완전히 내쫓으려 할 것이다. 이제 때가 되었다. 그들에게도 진짜 수단을 맛보게 해줄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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