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한 번 당해봐서 아는 거지
임효재는 말을 마치자마자 급히 일어나 알코올과 거즈를 챙겼다. 하지만 상처가 팔꿈치 뒤쪽이라 스스로 소독하기에는 꽤 불편해 보였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알코올과 면봉을 건네받았다.
“선배, 이럴 땐 쑥스러워하지 않아도 돼. 내가 소독해줄게. 아프면 말해.”
그러고는 임효재를 다시 의자에 앉혔다. 그는 잠깐 멈칫했다가 이내 얌전히 자리에 앉아 내가 소독하기 편하도록 몸을 살짝 옆으로 돌렸다.
“선생님이 찰과상이라고는 했지만 아까 세게 넘어졌으니까 큰 동작은 삼가야 해.”
나는 말하면서 알코올 묻힌 면봉으로 상처를 닦았다.
임효재의 몸이 살짝 뻣뻣하게 굳었다. 민망해서인지, 아니면 아파서인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나는 능숙하게 소독을 마치고 붕대를 감았다. 고개를 든 순간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 딱 마주쳤다.
사실 임효재가 나랑 동갑이라 그도 아직 소년이었다.
소년의 기다란 속눈썹이 눈 밑에 그림자를 드리웠고 귓불이 옅은 홍조를 띠고 있었다. 그는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아무 화제나 꺼냈다.
“아 참. 아까 교실 문 앞에서 안에 있던 사람들을 엄청 신경 쓰는 눈치던데 무슨 일 있어?”
“걔네들 윤소민의 껌딱지들이거든. 그중에 남보람이라는 애가 남의 글씨체를 아주 잘 흉내 내.”
지난 생에 주서훈과 결혼한 지 3년이 지나서야 이 일을 알게 되었다.
그해 윤소민이 주서훈의 회사에 입사했는데 여전히 천진난만한 아가씨였고 남보람은 비서로 그녀를 따라 회사에 들어왔다.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계약을 꽤 성사시켰는데 나중에 일이 터지자 윤소민은 모든 책임을 남보람에게 떠넘겼다. 남보람이 눈앞의 이익 때문에 주서훈의 사인을 위조했다고 뒤집어씌운 것이었다.
그 일로 남보람은 감옥에 갔고 윤소민은 주서훈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갔다. 회사에 입힌 손해 역시 주서훈이 한마디로 가볍게 덮어버렸다.
나는 그때야 남보람의 그 특별한 재주를 알게 되었고 학창 시절 억울하게 겪었던 여러 모함의 진실도 깨달았다.
다만 그때 나 말고는 그 누구도 진실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내가 넋을 잃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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