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틀
박유현은 말하면서 종이에 자유물체도를 그렸다. 그의 설명은 끊겼다가 이어지기를 반복했고, 가끔은 문제를 풀다가 막혀서 미간을 찌푸린 채로 다시 분석했다.
최예린도 처음에는 옆에서 설명을 들었지만 지금은 테이블 위에 엎드린 채 아리송한 표정을 하다가 참지 못하고 하품을 했다.
“박유현, 너 진짜 아는 거 맞아? 이 속도라면 날이 저물 때까지도 설명 못 하겠어.”
“재촉하지 마. 이거 어려운 문제라서 내가 어떻게 설명해야 다들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니까.”
박유현은 고개조차 들지 않고 반박한 뒤 빠르게 문제를 풀었다.
“거의 다 돼가. 조금만 더 기다려 봐.”
“그렇게 애쓸 필요 없어.”
갑자기 차가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서훈이 어느샌가 다가와 말했다.
“이건 경시대회에나 나올 법한 문제라서 수능 출제 범위를 벗어났어.”
나는 주서훈을 힐끗 보았다.
내가 아는 주서훈이라면 악의 없이 진심으로 조언했을 것이다.
그러나 뚱한 얼굴로 무뚝뚝하게 말한 탓에 괜히 반감이 들었다.
“애쓸 필요 없다니. 이런 문제를 자주 풀어야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거 아니야? 너는 공부를 워낙 잘하는 모범생이니까 우리처럼 차근차근 노력해야 하는 사람들이 우스워 보이겠지.”
박유현은 짜증 난다는 듯이 주서훈을 향해 눈을 흘겼다.
“난 그냥 객관적인 입장에서 조언을 한 것뿐이야.”
주서훈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은솔아, 네 목표는 서울대라고 했지? 지금 경시대회에 참가하기엔 너무 늦었어. 수능 출제 범위를 벗어난 내용을 공부하는 건 시간 낭비야.”
“시간 낭비라고?”
나는 펜을 내려놓으면서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주서훈, 너는 네 생각이 다 맞는 줄 알지? 이 문제는 선생님께서 살짝 바꿔서 낸 문제야. 단순한 경시 문제가 아니라고. 지금 이걸 완벽히 이해해 두면 수능에서 이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풀 때 최소 십 분은 아낄 수 있어. 그런데 시간 낭비라고?”
주서훈은 그 점을 예상치 못했는지 눈에 띄게 당황했다.
“사람이든 문제든 틀에 갇힌 편협한 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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