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돌아갈 수 없는 곳
“죄송합니다. 사모님께서 손님이 오시면 원격으로 문을 열어줄 거라고 하셔서요.”
경비 팀장이 멋쩍은 얼굴로 말했다.
“저는 딸인 제가 손님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요.”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내 목소리에서 미처 감추지 못한 피곤함이 느껴졌다.
“알겠어요.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요.”
차가운 빗방울이 뺨 위로 떨어졌다. 나는 집 문 앞에 선 채 피로함을 느꼈다.
문 앞에 설치한 CCTV가 깜빡거렸고 휴대폰이 진동했다.
확인해 보지 않아도 누가 문자를 보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성주희는 아마 CCTV를 보면서 내가 고개를 숙이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가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달려왔다. 그 사람은 바로 조금 전 떠났던 경비 팀장이었다. 그는 내게 우산을 건네며 말했다.
“정말 죄송해요. 비가 많이 오는데 일단 우산을 쓰고 계세요.”
나는 일단 그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사실 거센 비바람 때문에 우산을 써도 크게 소용이 없었지만 말이다.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가방을 앞으로 메고 자료들과 문제지를 품에 안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사실 최예린의 집에 갈 수도 있었지만 수능을 앞둔 시점에 최예린이 나 때문에 영향을 받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몇 걸음 걷자 갑자기 따뜻한 빛줄기가 빗속을 가르며 내 등 뒤를 비췄다.
나는 본능적으로 옆으로 몸을 피했고 곧 인도를 걷고 있는 내 옆에 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
창문이 내려가자 임효재의 잘생긴 옆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조금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은솔아, 너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혹시 뭐 두고 갔어?”
나는 임효재가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살짝 놀랐다.
내가 묻기 전에 임효재가 설명했다.
“내 친구가 마침 이 근처에 살거든. 걔랑 만나서 얘기 좀 나눴어.”
바람이 점점 더 거세지자 빗물이 뺨을 때렸고 그 탓에 내 몰골은 더 초라해졌다.
“나는 집에 도어락이 망가져서 문이 안 열리더라고.”
나는 그 말을 하고 나서야 내 목소리가 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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