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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전국연합학력평가

어쩐지 이번에는 주서훈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저 그의 입이 벌어졌다가 닫히는 것과 눈동자에 불현듯 공포가 스쳐 지나가는 게 보였다. 주서훈이 허리를 굽혀 묘비를 껴안았다. 그때 윤소민이 어디선가 연분홍색 정장을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나타나 손을 뻗어 주서훈을 잡아당겼다.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 다만 둘 사이 대화가 점점 격해져 결국 말다툼까지 벌였고 주서훈이 어떠한 말로 윤소민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윤소민이 손을 들어 주서훈의 얼굴을 때렸다. 솔직히 이런 상황이 흔치 않아 가까이 가서 진짜로 때린 건지 확인하려는데, 어떠한 힘이 나를 뒤로 끌어당겼다. 내가 지나간 곳마다 단풍잎이 하늘을 날아다녔다. 주서훈이 갑자기 나를 향해 홱 고개를 돌리는 게 보였다. 얼굴에는 아직도 손바닥 자국이 선명했다. “은솔아, 은솔이 너지?” 주서훈의 목소리에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밖은 여전히 어둡기만 했다.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보니 새벽 1시 32분이었다. 우연인지 바로 전생에 내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주서훈에게 전화를 걸었던 시간과 똑같았다. 침대에 앉아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손이 침대 머리맡에 놓인 임효재가 정리한 경시대회 문제집을 스쳤다. 방금까지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갑자기 차분해졌다. “송은솔, 무슨 생각하는 거야? 다 지나간 일이야. 주서훈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다고 해도 그건 너랑 상관없는 과거야. 지금 너에게 제일 중요한 건 내일 있을 시험이라고!” 스스로 되뇌는 소리를 들으며 침대에 털썩 쓰러져 눈을 감았다. 역시나 고3 학생들에겐 지식 다음으로 잠이 제일 부족했다. 눈을 감자마자 의식을 잃었고 이번에는 전생에 죽은 뒤의 상황이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학교 정문에 도착했을 때 박유현도 이제 막 도착했는지 나를 보자마자 엄마가 싸준 만두 두 개를 건넸다. 박유현의 어머니는 지방 출신이었는데 나는 그의 어머니가 만든 김치만두와 김치교자를 무척 좋아했다. 한입 베어 물자 역시나 안에 김치가 있었다. “세상에, 박유현, 네 엄마가 내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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