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자업자득 (상)
순식간에 장내가 조용해졌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송은솔은 예전 모의고사부터 부정행위를 했고 연합 학력평가 시험에서는 동급생을 모함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미 인터넷에 다 퍼졌어요! 이런 사람이 어떻게 우수 학생이 될 수 있습니까!”
남학생의 목소리는 단호하고도 거침없었다.
나는 무심코 시선을 돌려 윤소민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애써 표정을 감추려 했지만 입꼬리가 억제되지 않은 채 슬쩍 올라가 있었다. 그제야 그 남학생이 누구인지 떠올랐다.
‘이름이 유이호였던가.’
정호준 곁을 맴도는 꼬붕 중 하나였다. 학교의 재정 지원을 받는 학생이었지만, 입학하자마자 정호준의 충실한 졸개가 되었던 인물이었다.
꿈속 내 장례식에서 윤소민이 드디어 고생 끝에 단맛을 봤다고 말하던 사람들 중에도 그가 있었다.
“학생. 근거 없는 소문으로 동급생을 모욕하지 마.”
무대 위의 주서훈이 예상 밖으로 가장 먼저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대신해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유이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단숨에 무대 아래로 뛰어내려 손에 쥔 인쇄물을 여기저기 나눠주기 시작했다.
심사 위원석, 관중석, 심지어 내 손에도 한 장이 억지로 쥐어졌다.
포럼 게시글을 캡처한 것이었는데 제목은 하나같이 자극적이기 짝이 없었다.
[고3 여학생, 부정행위로 성적 급상승.]
[고3 여학생, 동급생을 악의적으로 모함.]
그중에는 내가 학교 시험 감독 교사를 매수했다는 채팅 기록까지 포함돼 있었다.
윤소민이 위조해 놓은 증거는 제법 그럴듯해 보였다.
관중석에서는 곧바로 웅성거림이 일었다. 사정을 모르는 학생들이 서로 수군거렸고, 시 교육청 관계자들의 얼굴에도 깊은 주름이 잡혔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당황한 기색을 조금도 내비치지 않았다. 미리 준비해 두었던 A4 용지와 영상이 담긴 USB를 가방에서 꺼냈다.
마침 윤소민이 오늘을 택한 덕분에 무대에는 발표용 컴퓨터가 설치돼 있었다. 일부 후보자들이 이미 PPT를 준비해 두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는 사회자를 차분히 바라보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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