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화
허이설은 윤가을 곁에 앉아 손바닥으로 머리를 괴고 있었다.
딱히 하는 일 없이 윤가을이 과제를 하는 것만 눈여겨보았다. 그녀의 펜 끝이 움직이는 대로 쓰이는 글자들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윤가을이 힐끗 눈길을 주더니 이내 고개를 떨구고 물었다.
“야, 그렇게 심심하냐? 너희 실험 요즘 안 바빠?”
“바쁘지. 근데 오늘은 우리 팀 쉬는 날이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과제 하는 걸 와서 지켜볼 정도로 한가해? 뭐가 그리 볼 게 있다고.”
윤가을은 고개를 저었다.
“너 때문에 너무 신경 쓰이잖아.”
허이설은 윤가을의 잔소리를 들으며 피식 웃었다.
“난 네가 과제 하는 모습이 보고 싶은걸. 게다가 궁금하기도 하고. 네가 이렇게 조급해하는 걸 교수님이 아시게 되면 또다시 게임 대신 꼭 할 일부터 하겠다고 맹세할 건지 궁금하기도 해.”
“너 참 한가하다. 아, 용제하 그 일 들었어? 그거 진짜야?”
윤가을은 투덜거렸다.
“나도 그거 구경하고 있었는데 더 자세히 보기도 전에 조장한테 오늘 실습 보고서 낸다는 통보가 와서 말이야.”
“난... 모르겠어.”
허이설은 작은 빵 하나를 집어 포장지를 뜯고는 윤가을에게 내밀었다. 윤가을은 급히 한입 베어 물며 말했다.
“좀 그만 줘. 바빠 죽겠어.”
허이설은 남은 빵을 마저 먹었다.
무언가를 씹으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한결 가라앉는 듯했다. 다만 어떤 생각들,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문득문득 마음속에 떠올랐다.
그녀는 빵을 다 먹고는 팔에 얼굴을 비스듬히 묻으며 눈을 감았다.
윤가을이 옆으로 시선을 던지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잠을 청하다니, 어젯밤 잠을 설친 것이 틀림없었다.
“이설아, 일어나.”
윤가을이 그녀를 툭 밀쳤다. 걱정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한 시간 정도 눈 붙이는 건가 했는데 너 여기서 세 시간도 넘게 누워 있었어! 난 과제도 다 끝냈다고.”
그녀는 옆에서 게임을 하며 허이설이 깨기를 기다렸는데 저녁 식사 시간이 되도록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기다림이 점점 불안으로 변해갔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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