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모두의 어리둥절한 시선 속에서 용제하는 몸을 살짝 돌려 추다희와 등진 다음 허이설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천장의 조명 때문에 긴 속눈썹 아래로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눈꼬리가 살짝 처진 듯했다. 마침 고개를 든 허이설과 눈이 마주쳤다.
허이설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용제하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참가 여부는 내 자유야.”
용제하는 추다희에게 설명할 생각이 없었고 그럴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그 말을 남기고는 문상준 일행이 있는 자리로 가서 앉더니 책을 꺼내 아무렇게나 한 페이지를 펼쳤다.
책에 메모 하나 없었다. 펜을 꾹 누르자 딸깍 소리가 선명하게 울렸다.
허이설의 시선이 다시 그쪽으로 향했고 이번에는 용제하가 쥔 펜에 멈췄다.
검정 볼펜이었는데 그녀가 지난번에 잃어버린 것과 똑같은 펜이었다. 하지만 허이설은 그저 용제하가 우연히 같은 펜을 샀을 거라고 생각했다.
옆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용제하가 왜 추다희를 찾아왔지? 전에 둘이 사귄다고 했던 게 진짜였어? 난 용제하가 허이설이랑 사귀는 줄 알았는데.”
“그건 말도 안 돼. 추다희가 아니더라도 허이설이랑은 절대 안 될걸? 진짜 허이설을 좋아했다면 쫓아다닐 때 받아줬겠지. 지금까지 기다리게 했을 리 없어.”
“용제하가 추다희한테 대시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쟤네 한 기숙사인데 진짜 어색하겠다.”
한편 추다희는 손에 든 두 부의 자료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 왜 대회에 안 나가겠다는 건데? 이설이가 안 나간다고 해서 제하도 안 나가는 건가? 그럴 리가 없어. 제하는 이설이가 참가하든 말든 신경도 안 쓴다고.’
허이설도 추다희와 같은 생각이었다. 용제하가 그녀 때문에 대회를 포기할 리 없다고 믿었다.
그는 애초에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더는 앉아 있을 수 없었던 추다희는 결국 자료 두 부를 들고 용제하의 옆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 행동으로 인해 2층이 또 한 번 들썩였다.
윤가을이 허이설의 팔을 툭 치며 휴대폰을 보여줬다.
누군가 도서관에서 찍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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