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9화

옆을 지나가던 허이설은 하마터면 소리 내어 웃을 뻔했다. 하지만 웃음이 이내 멈췄다. 유진서가 보낸 문자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용제하와 싸워서 둘 다 대회에 안 나가는 거냐고 물었다. 상당히 골치 아파하는 것 같았다. [너도 알다시피 처음부터 위에서 너랑 제하를 내보내 1등을 노리라고 했어. 그러다 나중에 다희로 바뀐 거고... 그래도 적어도 제하가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이젠 둘 다 안 나간다고 하면 어떡해? 위에 어떻게 보고를 올려야 할지도 모르겠어.] [제발 너라도 나가줄래?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허이설은 할 말을 잃었다. 윤가을은 길을 걸으면서도 휴대폰으로 글을 작성했고 유진서는 계속해서 대성통곡하는 이모티콘과 멘붕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대체 학교 윗선에서 얼마나 몰아붙였기에 유진서가 이렇게까지 애원하는 걸까? 하지만 허이설은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 마음이 쇠로 만들어진 듯 유진서가 뭐라 하든 단호하게 거절했고 용제하가 그녀 때문에 대회를 포기한 거라고 인정하지도 않았다. 한편 도서관. 사람들은 허이설이 어색해서 도망치듯 나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운동장에서 당황하며 떠났던 모습과 맞먹을 정도였다. 반면 추다희는 자리를 뜨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용제하의 옆에 앉기까지 했다. 온라인에 용제하와 추다희가 사귄다는 게시물이 점점 늘어났다. 추다희는 용제하에게서 이유를 캐낼 수 없었고 같이 대회에 나가자고 설득하지도 못했다. 결국 다른 기대는 접고 그의 옆에서 조용히 문제를 풀었다. 하지만 용제하는 애초에 공부하러 도서관에 온 게 아니었다. 책을 한 번도 보지 않았고 펜도 끄적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계속 휴대폰만 들여다봤다. 한 페이지를 다 푼 문상준이 용제하를 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 펜 어디서 났어?” 문상준은 그게 용제하의 펜이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펜이었다. 용제하가 시선을 늘어뜨리며 말했다. “주웠어.” “뭐야? 너 이제 이 지경까지 됐어?” 용제하는 볼펜을 손으로 한 바퀴 돌리고 펜촉을 집어넣은 다음 피식 웃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