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사모님과 식사 한 끼만 함께 해주세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잖아요.”
김경숙이 간곡하게 부탁했다.
용제하가 고개를 돌렸다. 맞은편 유리창이 내려가더니 최희원이 얼굴을 내밀었다. 안색이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훨씬 창백해졌다.
용제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를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건지.
김경숙의 초조한 시선 아래 그는 운전기사에게 차를 돌려 다른 길로 가라고 했다.
유리창이 올라갔고 그는 먼 길을 돌아 떠났다.
김경숙은 한편으로는 답답함에 한숨을 내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안도했다. 어쨌거나 어릴 적부터 돌봤던 아이인지라 최희원에게 얽매이는 걸 원치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최희원이 안쓰럽기도 했다.
그녀는 돌아가서 용제하가 오늘 급한 일이 있어 간 거라고 둘러댔다.
최희원은 곱게 휘어진 눈썹을 찌푸리더니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삐쩍 말라붙은 손가락으로 김경숙을 붙잡고 초조하게 쳐다봤다.
김경숙이 한숨을 내쉬었다.
“사모님, 회장님 성격 잘 아시잖아요. 자꾸 도련님한테 회장님의 일에 간섭하라고 했다가 도련님이 회장님을 싫어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그러길 바라세요?”
최희원이 수화로 말했다.
[제하의 후계자 자리가 흔들려서는 절대 안 돼요. 지난번에 여자 좀 알아봐달라고 했던 건 어떻게 됐어요?]
김경숙은 마음 같아서는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최희원이 말한 건 용제하의 정략결혼 상대를 찾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용제하는 그녀와 밥 한 끼 하는 것조차 싫어했다. 그런데 그의 결혼에 간섭할 수 있을까?
다만 최희원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
“아직 어울리는 상대를 못 찾았어요. 괜찮은 사람이 생기면 꼭 사모님께 보여드릴게요.”
최희원의 요구가 무척이나 까다로웠다. 집안, 외모, 재능은 물론이고 성격까지 좋아야 했다.
김경숙이 속으로 투덜거렸다.
‘이 집안에 성격 좋은 사람 하나 없으면서 성격 좋은 사람을 찾겠다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최근 회장님과 협력 중인 집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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