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허이설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목발을 짚고 학교로 향했다.
하지만 지금 방학이라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학교에 사람이 몇 명 보이지 않았다.
허이설은 바로 유진서에게 전화했다. 이 일을 지금 당장 해결해야 했다. 질질 끌었다간 전과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러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전부 헛수고가 된다.
유진서는 허이설에게 행정동 2층으로 가서 성적 등록을 담당한 마동진을 찾으라고 했다.
마동진도 이 일 때문에 일부러 학교에 나온 터라 얼굴이 잔뜩 굳어 있었고 딱 봐도 까다로워 보였다.
허이설의 표정도 마찬가지로 좋지 않았다. 일부러 문제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 학교 측의 실수임이 분명했다.
“봐봐. 너의 담임 교수한테도 보냈어. 난 네 시험지 점수 그대로 입력했고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았어.”
마동진이 컴퓨터 화면을 가리키자 허이설이 옆에 서서 봤다.
“그럼 누가 제 시험지를 바꿔치기했어요.”
그 말에 마동진이 피식 비웃었다.
“누가 네 시험지를 바꿔? 고작 기말고사일 뿐인데.”
“이번 시험 성적 상위 세 명이 누군지 확인해보세요.”
마동진이 허이설을 쏘아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너 지금 다른 학생들 사생활 침해하는 거야.”
학생들은 학번으로만 자신의 성적을 확인할 수 있고 선생님에게 묻지 않는 한 다른 학생의 순위를 알 수 없었다.
허이설이 입을 열었다.
“전 제 권리를 지키려는 것뿐이에요. 이 시험지는 제 것이 아니에요. 제 점수를 대충 계산해봐서 알아요. 순위만 확인해주시면 누가 제 성적을 바꿔치기했는지 알 수 있어요.”
마동진이 차갑게 웃었다.
“너 피해망상에 빠진 건 아니지? 누가 할 일 없어서 네 성적을 바꿔? 그리고 성적 입력은 전부 내가 했어. 분명히 말하는데 아무도 네 성적 안 건드렸어. 있는 그대로 입력했다고.”
“그게 사실이라면 왜 확인을 안 하시는 거죠? 그냥 확인만 하면 되잖아요. 손만 까딱하면 되는 일을 왜 안 하시는 건데요? 숨기는 거라도 있어요?”
허이설은 차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두 사람이 사무실에서 팽팽히 대치하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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