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허이설의 말이 끝나자마자 마동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너희들 오늘 소란을 피우려고 온 거 맞지?”
그는 휴대폰을 들어 주임교수에게 전화하려 했다.
“집에서는 너희 마음대로 할지 몰라도 여기선 안 돼.”
눈치 빠른 교사였다면 용제하의 배경을 보고 이 일을 바로 처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필 고집이 센 교사를 만났다. 이런 자질구레하고 인정받기 힘든 일을 맡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허이설은 마동진이 채점 담당 선생님들을 관리하는 장남서에게 전화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교수님, 이 일 저는 도저히 처리하지 못하겠으니까 교수님이 오셔서 처리해주세요.”
장남서가 잠깐 멈칫했다가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요?”
마동진은 허이설과 용제하의 행동을 과장되게 늘어놓았다. 심지어 숨기지도 않고 대놓고 말했다.
한참 고민하던 장남서가 입을 열었다.
“허이설 학생한테 전화 좀 바꿔줘 봐요. 할 얘기가 있어요.”
허이설이 손을 뻗어 마동진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교수님...”
허이설은 장남서와 아는 사이가 아니었고 대화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설 학생? 학생이 성적에 대해 의문이 있는 거 알아. 하지만 오늘 선생님이 와서 확인도 해줬잖아. 그 성적 그대로야. 그래도 믿기 어렵다면 다음 학기 개학 때 다시 처리하는 수밖에 없어. 지금 방학이라 아무것도 못 해. 마동진 선생님도 원래 학교에 올 의무가 없다는 거 알고 있지?”
장남서가 길게 늘어놓았지만 결국에는 미루자는 얘기였다. 이 일을 다음 학기까지 끌면 전과 신청은 어쩐단 말인가?
원래는 이번 학기 성적이 나오면 다음 학기에 개학하자마자 바로 전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허이설도 일부러 선생님들을 괴롭히려는 게 아니었다.
“이 일을 다음 학기로 미루면 전과 신청에 차질이 생길까요?”
전화기 너머로 장남서가 십여 초간 침묵하다가 말했다.
“진짜로 전과할 생각이야?”
“네, 그래서 이렇게 급하게 온 거예요.”
허이설이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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