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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용제하는 테이블 위의 쌀국수를 건드리지 않았다. 허이설도 그가 먹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배를 곯는 건 그녀가 아니니까. 허이설은 아주 맛있게 먹었다. 용제하는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는데 테이블을 건드리지도 않았다. 옷이 더러워질까 봐 무척이나 조심했다. 그녀는 한참 먹다가 고개를 들었다. “네가 앉은 그 의자, 전에 앉았던 사람이 엄청 더러웠을지도...” 순간 용제하가 벌떡 일어나더니 고개를 숙여 의자를 내려다봤다. 더는 앉아 있고 싶지 않아 옆에 서서 허이설이 먹는 걸 지켜봤다. 허이설은 기분이 더 좋아졌다. 천천히 밥을 다 먹고 계산한 뒤 두 사람은 가게를 나왔다. 카페를 지나가던 그때 용제하가 허이설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 “아까 쌀국수 안 먹었으니까 커피 마실래.” 자습실에서 거만하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었다. 오늘은 진짜로 맥이 풀린 모양이었다. 허이설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네가 안 먹은 건데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밥 사준다고 했지, 커피까지 사준다고는 안 했어.” “커피랑 밥은 세트야. 난 저녁에 항상 커피 마셔.” 허이설은 그제야 그 사실이 떠올라 흘깃 쳐다봤다. “그럼 네 돈으로 사 먹어. 돈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 “네가 사준다고 했으니까 네가 사야지. 안 그러면 오늘 이 한 끼 안 칠 거야.” 허이설은 용제하가 이렇게 귀찮게 굴 줄은 몰랐다. 어차피 비싸지 않은 커피라 그냥 들어가 사줬다. 오늘 커피값에 쌀국수값까지 합쳐도 예전에 레스토랑에서 시킨 한 접시 값에도 못 미쳤다. 돈을 낸 후 두 사람은 카페에서 기다렸다. 허이설은 커피 대신 차를 주문했다. 십여 분이 지나서야 주문 번호가 불렸다. 허이설은 주문한 음료를 가지러 가면서 옆에 있는 용제하를 봤다. 그런데 용제하의 안색이 조금 전보다 더 나빠 보였다. 허이설은 잠시 멈칫했다. ‘이렇게까지 싫어한다고? 약 좀 올린 걸 가지고 그걸 못 참아?' 허이설이 다가가자 용제하가 눈을 감을 듯 말 듯 했다. “야, 용제하, 자는 건 아니지? 여기서 자면 안 돼.” 잠들기라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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