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조서아는 원래도 한없이 여린 사람이었다. 독한 기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여자였다.
그녀는 늘 모든 일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살아왔기에 이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면 감당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자기가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 실은 사생아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 엄청난 충격을 받을 터였다.
게다가 친아들에게는 단 한 번도 살가운 정을 내비친 적이 없었으니 그 사실이 더 잔혹하게 느껴질 것이다.
김지유는 이런 결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렸다.
“언니, 돈을 거부한다면 그때 가서는 입을 어떻게 막아야 해?”
김혜주가 조심스레 물었다.
“걔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으니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나에게 시간을 줘.”
김지유는 힘이 쭉 빠진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 이제 한 달 뒤면 수능이야. 명헌이가 수능을 보고 나면 성인식도 치러야 해. 원래대로라면 차기 후계자 자리도 아버지께서 한 달 뒤 이사회에서 공표하실 예정이었잖아! 만약 이 일이 알려지면 문제가 생길 게 분명해!”
김혜주는 불안한 듯 김지유를 재촉했다.
김지유에게서 확답을 받아내고 싶어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알아.”
김지유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 모양이었다.
“언니,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해!”
“가만히 있다가 그 여자가 들어오게 되면 우리랑 엄마는 모두 쫓겨나게 될지도 몰라. 그게 아니면 그 여자랑 김명헌에게 주도권을 모두 내어준 채 함께 살아가는 수밖에 없어!”
김혜주는 초조한 마음에 날카로운 목소리로 닦달했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지금 당장 무언가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은 김지유밖에 없었다.
“알고 있다니까...”
김지유는 미간을 찌푸렸다. 떠오르는 방법은 여전히 없었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로 마음이 급했다.
“차라리 그 여자를 찾아가서 담판을 짓는 건 어때?”
김혜주가 문득 말을 꺼냈다.
“좀 그만 재촉해. 자꾸 이러면 일이 더 꼬일 뿐이야.”
김지유는 굳은 얼굴로 김혜주를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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