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온기가 감돌았다.
잠시 후, 그들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맞춰 자리를 떠났다.
그때였다. 스쿠터 한 대가 엔진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운전자는 다름 아닌 김우연이었다.
고1과 고3의 생활 패턴은 달랐다. 무엇보다 고3은 늘 시간이 부족하고 바빴으니까.
그래서 그는 진아린과 자신을 위해 각각 스쿠터를 한 대씩 마련해 두었다.
덕분에 등하교가 훨씬 편해졌고 진아린도 더 이상 그를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어? 우연이 형이다?”
김명헌이 일부러 놀란 듯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켰다.
“쳇, 뭐가 대단하다고. 김씨 가문 돈 훔쳐서 스쿠터 산 거겠지.”
김슬기가 눈을 굴리며 말했다. 얼굴에는 노골적인 경멸이 묻어 있었다.
“진씨 가문에서 사준 걸 수도 있지. 나 우연이 형한테 가서 인사 좀 해야겠어. 진심으로 사과하고 무릎이라도 꿇으면... 형이 다시 돌아올지도 몰라.”
그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안 돼! 절대 우연이를 김씨 가문에 다시 돌아오게 하면 안 돼!”
김슬기가 단호히 고개를 저었지만 김명헌의 발걸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는 마치 오래 품어온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듯 떨리는 숨을 고르며 김우연을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
“우연이 형! 나야, 명헌이! 잠깐만 멈춰!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가 급히 달려가 두 팔을 벌려 스쿠터 앞을 가로막으려는 순간...
“꺼져.”
김우연의 눈빛은 살기로 득실거렸다. 그 시선은 눈앞의 상대를 지금 당장이라도 짓밟아 버릴 듯했다.
길 한복판에 선 김명헌이 시야에 들어오자, 그는 망설임 없이 스로틀을 끝까지 당겼다.
스쿠터는 날카로운 굉음을 내며 시속 43킬로미터로 상대를 향해 질주했다.
“미쳤어?! 당장 브레이크 잡아!”
김슬기의 비명이 뒤에서 터져 나왔다.
그제야 김명헌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설마... 진짜로 나를 치려는 거야?’
순간,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
하지만 그는 곧 스스로를 다독였다.
‘나는 김씨 가문의 아들이고 세 명의 누나들이 든든히 지켜주는 사람이야. 우연이 형이 감히 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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