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퉤엑.” 김우연은 바닥에 침을 뱉으며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냈다. “너... 지금 그게 무슨 태도야?” 김슬기가 두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태도요?” 김우연이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누가 눈이 멀었는지는 제가 묻고 싶네요. 개도 길은 막지 않는다잖아요. 스쿠터가 달려오고 있었는데 일부러 앞을 가로막은 게 누군데요? 그리고 말이에요. 제가 김씨 가문에 있을 때 저 자식이 저한테 어떻게 굴었는지 누나는 눈 뜨고도 못 봤잖아요. 그러니 누나도 똑같이 눈이 먼거죠.” 그의 목소리는 차갑게 갈라졌다. 마음속 깊이 눌러두었던 분노가 서서히 치밀어 오르더니 마침내 터져 나왔다. 김우연은 김명헌과 김슬기를 향해 그동안 눌러왔던 모든 말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두 사람은 얼어붙은 듯 그를 바라봤다.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김우연의 모습은 그들 역시 처음이었다. 예전, 김씨 가문을 떠날 때조차 그는 단 한마디의 원망도 없이 조용히 뒤돌아섰다. 하지만 지금 그는 서슴없이 독한 말을 내뱉고 있었다. “너...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내가 누군 줄 알아? 나, 네 둘째 누나야!” 김슬기가 분노로 얼굴을 붉혔다. “둘째 누나? 하... 정말 뻔뻔하시네요. 이미 저랑 연 끊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아직도 누나랍시고 함부로 대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사이는 이미 남이에요. 앞으로 제 앞에 다시 나타나지 마세요. 안 그러면 제가 피해 다닐게요. 우연히 마주치면 멀리 돌아가면 되겠죠. 그러니까 저한테 엮이려 하지도, 붙어보려 하지도 마요. 알겠어요?” 그의 말투는 차갑고 단호했다. 싫다는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내며 다시 한번 그들과의 선을 확실히 그었다. 김우연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았다. 이전처럼 순순히 굴지도 않았다. 그는 이제부터 모든 불공평을 자신의 발 아래에서 짓밟아 버리겠다고 다짐했다. “너... 너, 너!” 김슬기가 손가락을 떨며 그를 가리켰다. 분노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입에서는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김우연의 거친 말에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