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좋아, 얼른 가자.”
김슬기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더는 김우연의 얼굴조차 보기 싫었다.
그녀는 김명헌을 부축해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김우연에 대한 불같은 분노가 치밀고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의 얼굴을 다시 보는 것조차 견디기 싫었다.
곧 두 사람의 발소리가 멀어지고 남은 건 오직 김우연뿐이었다.
‘하...’
잠시 후, 그는 조용히 발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었다. 두꺼운 먹구름이 천천히 밀려와, 공기를 짓누르듯 내려앉았다.
금세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았다.
김우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손목을 매만졌다.
손끝이 욱신거려 움직일 때마다 묵직한 통증이 전해졌다.
근처 약국에 들러 파스 두 장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통증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히려면 붙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
집 안은 분주했다.
진씨 가문의 식구들이 저녁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빠! 돌아왔어요? 손 씻고 밥 먹어요!”
진아린이 해맑게 웃으며 달려와 그의 손을 잡았다.
“응, 바로 갈게.”
그는 짧게 미소를 짓고 화장실로 향했다.
손을 씻은 뒤 관절에 파스를 붙이자, 한결 시원한 느낌이 전해졌다.
곧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우연아, 아린이 스쿠터 사줬다며? 꽤 좋아 보이던데 얼마 주고 산 거야?”
석지향이 웃으며 물었다.
“백만 원 조금 넘어요. 중간급 모델이에요. 아린이가 앞으로 3년은 탈 거라서요.”
김우연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래도 돈은 아껴 써야지. 함부로 쓰면 안 돼.”
석지향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타이르듯 말했다.
“괜찮아요. 저 돈 많아요.”
그는 웃으며 대꾸했다.
“사실 두 분 것도 사드리려 했어요. 요즘 새로 나온 ‘라인시티 7세대’ 모델 좋다던데 그거 타면 장도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아이, 됐어, 됐어!”
석지향은 손을 휘저으며 단호히 말했다.
“우리가 어디 그런 걸 타? 시장도 바로 옆인데 굳이 그럴 필요 없잖아. 게다가 우리 아파트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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