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김혜주는 고개를 저으며 여전히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이었다.
“정말이에요. 거짓말 아니에요. 그뿐만 아니라 우연이 도련님은 서재에 있는 모든 책을 다 외웠다고 했어요.”
손명숙은 입에서 또 한 번 경악할 말을 쏟아냈다.
이 사실은 손명숙이 김씨 가문 사람들에게 감히 말하지 못했던 일이기도 했다.
한때 김우연은 김씨 가문 사람들에게 왕따와 외면을 당했다.
김우연이 무슨 행동을 하던 모두 잘못으로 여겨졌다.
그때만 해도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심지어 그의 행방을 묻는 이조차 없었다.
하지만 손명숙은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김우연의 행방을 밝힌다면 그가 다시 한번 김씨 가문의 분노를 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김우연이 앞으로 서재에 발길을 들이고 싶어도 그럴 기회조차 영원히 사라져 버리게 될 것이다.
“꿀꺽...”
침을 꿀꺽 삼킨 김혜주는 자기도 모르게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아주머니의 말은 김우연이 정말로 서재의 모든 책을 다 외웠다는 거예요?”
“그게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에요? 말도 안 돼요. 이 세상에 정말 그런 천재가 존재한다고요?”
김혜주는 경악을 금치 못하며 중얼거렸다.
이 모든 것은 그녀의 상식을 완전히 벗어났다.
“사실 우연이 도련님은 정말 외롭고 불쌍하셨지만, 굉장히 자존심이 강한 분이었어요.”
손명숙은 한숨을 내쉬며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눈빛이 살짝 가라앉은 김혜주는 서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녀가 시선을 돌리자 모든 책에는 읽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심지어 평소에 이 책들은 포장조차 뜯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뜯겨 있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이것은 전부 김우연이 한 일이었다.
“알겠어요, 아주머니. 먼저 나가주세요. 저는 좀 혼자 있고 싶어요.”
김혜주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손명숙은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이제 서재에는 오직 김혜주만 남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이 어려 있었다.
그녀는 김우연에게 그런 다른 면모가 있을 줄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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