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그렇지!”
“다들 그 아이 신경 쓰지 말고, 어서 밥 먹어.”
김병훈은 굳은 표정으로 손짓하며 담담히 말했다.
모두 주저하지 않고 즉시 젓가락을 들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김혜주는 김명헌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마치 비웃는 듯한 그런 미소였다.
그러나 곧 그 미소는 사라져 버렸다.
김혜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즉시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내 동생 명헌이가 정말로 이렇게까지 잘 속이는 걸까? 도대체 무엇을 더 숨기고 있는 거지?’
저녁 식사 후 김혜주는 손명숙을 찾아갔다.
“아주머니, 김우연이 예전에 공부를 잘했나요?”
김혜주는 호기심에 차서 물었다.
“잘 모르겠어요. 우연이 도련님은 책을 읽을 때 한눈에 훑어내리듯 아주 빨리 읽으셨거든요. 한번 읽은 책은 다시 보지도 않으시고, 같은 책을 두 번 본 적이 거의 없었어요.”
손명숙은 생각에 잠긴 채 기억을 더듬었다.
“흠? 그냥 겉핥기만 한 걸까요?”
김혜주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불만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
“제가 그때 그렇게 빨리 읽으면 내용을 다 이해할 수 있냐고 여쭤본 적이 있었는데, 우연이 도련님께서는 한번 보면 다 기억한다고 하셨어요.”
“책 내용을 이해하기만 하면, 몇 번을 반복해서 읽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죠.”
손명숙이 대답했다.
‘뭐?’
“네? 한 번만 읽고 기억한다고요?”
김혜주는 살짝 놀라며 얼굴에 의아한 기색이 스쳤다.
그녀는 김우연이 분명 허풍을 친다고 생각했다.
‘한 번 읽고 어떻게 다 기억할 수 있어?’
“제가 그때 믿을 수 없어서, 일부러 우연이 도련님께서 본 적 없는 책을 골라 아무 페이지나 펴서 보여줬어요. 그런데도 우연이 도련님은 정말로 한 글자도 빼먹지 않고 다 외웠어요.”
“그때 저는 이게 다 미리 계획된 연기이고 일부러 제 앞에서 과시한다고 생각했어요.”
손명숙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 손명숙은 김씨 가문에서 오랫동안 일해왔지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편하게 지낸 사람은 김우연뿐이었다.
김우연을 보면 자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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