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화
“좋습니다.”
고지훈은 비웃듯 콧방귀를 뀌며 건방지게 말했다.
“당신이 고소만 취하한다면 무슨 조건이든 말하세요. 심지어 할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하면 부르겠습니다!”
서이건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조건은 단 하나, 당장 이 도시를 떠나세요. 그리고 다시는 이루나랑 엮이지 마시고요. 그게 지켜진 날, 저는 이루나를 풀어주겠습니다.”
“이런 미친...”
고지훈은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어이없다는 듯 눈을 치켜떴다.
“장난해요? 제가 루나랑 인연을 끊을 거라면 애초에 이런 짓을 했겠습니까? 설령 제가 입으로는 동의한다고 해도 서 대표님은 그걸 믿겠습니까?”
그는 눈을 번뜩이며 이런 말을 내뱉었다.
“서이건 씨, 잘 들으세요. 전 루나를 많이 좋아합니다. 어떻게든 루나를 제 여자로 만들 거라고요! 당신이 아무리 막아도 제가 포기할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럼 길게 말할 필요도 없겠군요. 꺼지세요.”
서이건의 인내심도, 분노도 한순간에 터져버렸다.
그는 곧장 액셀을 밟아 차를 세게 내몰았고 앞을 막고 있던 벤틀리를 거칠게 들이받고 내달렸다.
창에 몸을 걸치고 있던 고지훈은 그대로 바닥에 나동그라졌고 그의 차는 움푹 팼다.
이를 보고도 서이건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질주해 버렸다.
이곳은 서이건의 개인 별장 근처였다.
남의 영역에서 더 큰 소동을 벌일 수도 없는 노릇이라 고지훈은 결국 이를 악물고 차를 돌려 떠날 수밖에 없었다.
머릿속엔 오직 하나, 서문호를 다시 찾아가 어떻게든 방법을 써보자는 생각뿐이었다.
...
그 시각, 이루나는 이미 그곳에 갇힌 지 일주일째였다.
지난번 ‘위험 운전’ 건으로 단 5일간 구류를 살던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이번에 수감된 곳은 교외의 인적 없는 낡은 구치소였고 환경은 훨씬 더 열악했다.
일주일 동안 그녀는 태어나 처음으로 가장 고된 나날을 보냈다.
좁디좁은 집단 기숙사에서 자야 했고 식사는 국물만 둥둥 떠다니는 싱거운 죽 같은 것이다.
심지어 매일 새벽 여섯 시면 기상해 체조를 해야 했고 휴대폰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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