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화
“이십 분이라도 앉아 있다 가.”
고지훈이 말했다.
“...”
이루나는 고지훈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직원들이랑 중요한 미팅을 잡았어. 지금 가도 이미 늦었어.”
“그럼 나도 같이 가. 내가 가게까지 데려다줄게.”
고지훈이 포기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 없어. 곧 퇴근 시간이라 길이 엄청나게 막힐 거야. 게다가 네가 다친 몸으로 다니는 것도 싫어. 아까 통화하는 거 들으니까 너도 회사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 같던데 나 때문에 지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고지훈은 약간 실망한 듯 말했다.
“우리 이제 곧 결혼할 사이인데 왜 아직도 나한테 이렇게 서먹서먹하게 굴어? 응?”
고지훈은 말하면서 손을 뻗어 이루나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잡고 그윽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너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두려운 게 없었어. 엄마가 죽고 양부모한테 버림받아도 딱히 서럽지 않았어... 그런데 너를 만나고 나서 처음으로 두려움이란 걸 느꼈어. 비록 아직 너를 제대로 얻은 적은 없지만... 너를 잃을까 봐 겁이 나. ”
플레이보이가 갑자기 진심 어린 말을 하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루나는 고지훈의 뜨거운 고백과 눈빛에 마음이 찔렸다.
“많이 좋아해 줘서 고마워...”
이루나는 어쩔 바를 몰라 고지훈이 자기 손을 잡도록 내버려 두었다.
“네 마음을 충분히 알지만, 난 아직 새로운 감정에 몰두할 준비가 안 됐어. 나에게 조금만 시간을 줘...”
“네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
고지훈은 이루나의 손을 꽉 잡고 앞쪽 차창을 바라보며 유유히 말했다.
“이렇게 네 곁에 있을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
이루나는 말하지 않았다.
“내 차 타고 조심해서 들어가.”
고지훈은 이쯤에서 대화를 끝내고 이루나의 손을 놓은 뒤, 차에서 내렸다.
고지훈과 작별인사를 나눈 후 이루나는 엑셀을 밟고 천천히 고지훈의 별장을 떠나 넓은 교외 도로로 들어섰다.
기분이 좀 답답한지 이루나는 창문을 내렸다. 그러자 신선한 공기가 차 안으로 밀려들었다.
시원한 바람이 귀를 스쳤지만, 이루나는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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