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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노아의 신뢰를 조금 얻은 상황이고 바깥의 햇빛도 보게 된 이상 이루나는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잠깐 생각을 정리한 그녀는 가슴속에서 일던 강렬한 충동을 억누르기로 했다. 그렇게 멍해 있던 찰나, 노아가 느닷없이 다정하게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가자, 돌아가자.” “네.” 이루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함께 뒷좌석에 올라탔다. 어쩌면 자신이 얌전하게 행동했고 건강 진단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덕분이었을 것이다. 노아의 태도는 한결 부드러워졌고 더는 그녀를 단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지 않는 듯했다. 눈앞에 있는 매혹적인 얼굴과 눈빛을 바라보며 그는 어쩔 수 없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전처럼 신경이 곤두서 있지 않았다... 노아는 운전기사가 사 온 코코넛 두 개 중 하나에 빨대를 꽂아 그녀에게 건넸다. “고마워요.” 이루나는 어색하게 받아들었다. 평소에는 살인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이 이렇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니 그녀도 솔직히 놀랐다. 코코넛 주스는 달콤했다. 독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할 겨를 없이 이루나는 한 모금 크게 들이켰고 순간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드물게 긴장감에서 벗어난 찰나에 이루나가 물었다. “결혼하셨나요?” 노아도 코코넛 주스를 마시고 있었고 한참 후에야 대답했다. “했었지.” 그러곤 혼잣말처럼 덧붙였다. “다 죽었어.” “...” 그 말에 이루나는 잠깐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그의 착잡한 표정을 보고서야 그가 말한 ‘죽었다’는 사람이 아내나 아이, 혹은 가족을 뜻한다는 걸 직감했다. 이루나는 더 말하지 않았다. 살인자이고 나쁜 짓을 밥 먹듯이 하는 그의 불쌍한 과거를 공감할 마음은 없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와 함께 차를 타고 도시를 벗어났다. 돌아오는 길에 이루나는 낮에 본 길을 머릿속에 새기려 애썼다. 길가의 나무 하나, 바위 하나까지 잊지 않으려 눈에 담았지만, 어느새 해는 지고 사방이 흐릿해졌다. 다시 그 죄악으로 가득한 낡은 건물로 돌아오자 곰팡내와 익숙한 비명이 그녀를 맞았다. 또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낮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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