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화
이루나가 결심을 굳히고 두 경찰에게 달려가 도움을 청하려던 순간, 옆에 있던 노아가 전화를 끊고 돌아보았다.
이루나가 갓 두 걸음쯤 나아갔을 때, 뜻밖에도 노아가 그녀보다 먼저 경찰 쪽으로 걸어가더니 현지 언어로 인사를 건넸다.
경찰들이 고개를 들고 노아를 보자 오히려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했다. 노아는 다가가 능숙하게 각자에게 담배를 하나씩 건네고 어깨를 툭툭 치며 몇 마디 농담까지 섞어가며 대화를 나눴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친근한 태도였다.
그 장면을 본 이루나는 그대로 멈춰 섰다.
분명 이곳의 경찰은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조직이 아니라 허울뿐이며 노아 같은 우두머리들과 결탁해 이익을 나누는 공범이었다.
아무리 급해도 저쪽에 달려가 도움을 청하면 소용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자신의 의도를 드러내는 꼴이 되어 노아에게 바로 죽임을 당할 수도 있었다. 이루나는 식은땀이 흘렀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큰일 날 뻔했다.
여기서는 경찰뿐만 아니라 행정 부문까지도 이 검은 조직들을 알면서 눈감아 주는 듯했다. 이런 불법 행위가 지역 경제에 수익을 가져다주니 굳이 엄하게 단속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루나는 등골이 오싹했다.
이러니 노아가 그녀의 도주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갔다. 이곳 사람들 대부분이 사실상 그의 공범이었으니 말이다...
경찰과의 인사를 마친 노아는 다시 그녀에게 돌아와 이루나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이 작은 도시의 병원은 시설이 훌륭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그녀가 갇혀 있던 낡은 건물의 의무실보다는 훨씬 제대로 되어 있었다.
노아는 접수하고 이루나를 진료실로 데려갔다.
이루나는 검사 결과가 달리 나올까 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사실 지금은 그런 문제에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언제든 몸이 유린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순결 같은 건 더는 지킬 가치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각종 검사를 마치고 나온 결과지는 모두 정상이라고 쓰여있었다. 혈액 수치도 정상이었고 에이즈 병의 증상은 전혀 없었다.
“저도 병이 나을 줄은 몰랐어요.”
이루나는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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