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화
그녀는 마지못해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여긴 경치도 좋고 공기도 상쾌하네요. 꽤 괜찮아요. 저 여기 계속 있고 싶어요. 단, 당신만 저를 죽이지 않는다면요.”
노아는 그 말에 담담한 표정으로 콧방귀를 뀌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은 수없이 살인을 저지른 남자지만, 평상시의 모습은 어쩌면 일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왠지 지나치게 공포에 질리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의 외모도 나쁘지 않았다. 서른 중후반에서 마흔을 넘기지 않은 듯한 나이에 키는 대략 178cm쯤으로 듬직한 체격이었다. 얼굴은 갸름했고 혼혈이라 이목구비가 또렷했다. 눈은 작지만 깊었고 오른쪽 볼에는 얕은 흉터 하나가 있어 인상이 다소 험악해 보였고 잦은 싸움과 전투 탓인지 피부는 거무스름하고 거칠었다.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가 음울하고 차가워 사람들이 두려워했다.
이루나는 대충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과거 반정부 무장세력의 일원으로 전장에서 몇 년을 싸웠고 어떤 이유로 탈영한 뒤 돈을 좇아 이런 불법 일에 손을 댔다.
하지만 지금은 온화해 보여도 언제든지 돌변해 그녀를 지옥으로 밀어 넣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방심해서는 안 될 사람이었고 이루나는 도망치려는 기색을 절대 드러내면 안 됐다. 그저 속으로 열심히 길을 외웠다. 다행히 그녀는 기억력이 좋아 지나가며 본 것만으로도 대강의 방향과 몇몇 길목 표지는 기억해 둘 수 있었다.
그때 노아가 다시 물었다.
“너 그렇게 바보는 아닌 것 같은데 처음엔 어떻게 팔려 간 거야?”
이루나는 그 질문이 비꼬는 말처럼 들렸다.
사람을 사고파는 일을 하는 사람이 지금 자신이 어떻게 팔려 왔는지 묻고 있으니 어처구니없었다.
잠깐 대답이 없던 이루나는 괴로운 웃음을 지으며 그럴싸한 답을 지어냈다.
“제가 가장 사랑했던 남자에게 팔렸어요.”
조금 더 말을 보태 극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부모님도 돌아가셨고 집에 유산이 있었어요. 그 남자는 그 재산을 노리고 저를 몰래 팔아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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