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주차장에 도착하여 서태준은 그녀가 사는 동네 근처의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치자고 제안하며 조수석에 올라탔다.
이루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차를 운전하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서태준이 한마디 물었다.
“무슨 생각 해?”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여기서 너희 삼촌을 만날 줄은 몰랐어.”
“이 레스토랑의 사장이 삼촌의 친구야. 평소에 회사 일 때문에 접대할 때면 거의 여기로 오니까 마주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지.”
서태준은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이루나 쪽으로 몸을 가까이하며 나른하게 입을 열었다.
“삼촌은 나랑 같은 편이야. 특히 여자 친구의 문제에서는 더 그렇고. 내가 어떤 여자를 찾든 삼촌은 다 허락할 거야. 삼촌이 허락하면 우리 할머니도 허락하실 거고 우리 부모님이 아무리 반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소용없어.”
해맑은 그의 얼굴을 보며 저도 모르게 그 남자와의 사이에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고 그녀는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러나 그 불안감은 금세 사라졌다.
이루나는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니었고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똑똑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잠시 후, 이루나는 서태준과 함께 체육관으로 가서 배드민턴을 치면서 땀을 뻘뻘 흘렸고 몸도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이루나는 자신의 아파트 단지로 돌아왔다.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버튼을 눌렀다. 이때, 서태준이 문자를 하나 보내왔다.
[일찍 쉬어. 내일 또 봐.]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면서 고개를 숙이고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응, 잘 자.]
그러나 고개를 들자 뜻밖에도 문 옆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죽음의 신처럼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루나는 그에게로 다가와 장난스럽게 말을 꺼냈다.
“내가 많이 보고 싶었나 봐? 겨우 3일 떨어져 있었는데 이리 찾아온 걸 보면.”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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