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화
이루나는 숲속으로 몸을 숨긴 채, 산에서 내려가는 방향으로 계속 달렸다. 우선 이 울창한 숲에 몸을 감춘 뒤, 밤이 되면 샛길을 따라 내려가 근처 다른 마을에서 이동 수단을 구할 생각이었다.
이 숲은 원시림처럼 험하진 않았지만 시야가 좁고 바닥엔 마른 가지와 낙엽이 수북해 방향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 그녀에게 더 두려운 것은 산속에 갇히는 일이 아니라 노아 쪽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내는 일이었다.
하여 이루나는 나무가 촘촘할수록 오히려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다시 그 사람들에게 붙잡혀 짓밟혀 죽는 것보단 차라리 굶어 죽는 게 훨씬 나았다.
그녀는 예전 야외 등반 경험을 떠올리며 대략의 방향을 가늠했다. 드문드문 트인 지점에 이르자 멀리 사람 사는 집이 보였고 이 근처가 완전한 황무지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급히 달리던 중, 낙엽이 쌓인 비탈로 가게 되었는데 며칠 전 비로 젖어 미끄러워진 땅에 발을 헛디뎌 이루나는 그대로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다행히 아래는 낭떠러지가 아닌 작은 평지였다.
그런데 몸이 푹 꺼지는 듯한 물컹한 감각과 함께 코를 찌르는 악취가 그녀를 덮쳤다.
몸을 일으켜 주변을 본 순간, 이루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눈앞에는 소녀들의 시신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어떤 것은 이미 백골만 남아있었고 어떤 것은 막 부패가 시작된 상태였다. 뒤엉켜 널브러진 그 광경은 말 그대로 참혹했다.
그녀가 눌러앉았던 곳 역시 썩어가는 시신 위였다. 이루나는 애써 비명을 삼켰지만 결국 올라오는 구토감을 참지 못하고 몸을 굴려 그곳을 벗어나 토했다.
그제야 그녀는 이곳에 팔려 와 죽어간 소녀들이 이렇게 숲속에 몰래 버려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노아의 부하들은 이 숲 지형을 속속들이 알 것이고 수시로 드나들 가능성이 크다. 더 머물 여유가 없다고 판단한 이루나는 옆의 덩굴을 붙잡고 필사적으로 언덕을 다시 기어올랐다. 예전의 야외 생존 경험이 힘이 되었고 팔과 다리가 긁히는 고통을 무릅쓰고도 재빨리 올라설 수 있었다.
그녀는 숲속 더 깊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