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5화
이루나는 눈앞에서 그 무장 단체 몇 명이 큰 나무 아래로 다가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수색하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설마 여자 하나가 이렇게 굵은 나무줄기를 타고 위로 올라갔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것이다.
숨소리를 죽이고 꼼짝하지 않고 버티고 있던 이루나는 그 순간 손등 위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애벌레라고 생각했지만, 고개를 내려다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것은 붉은 줄무늬가 선명한 뱀이었다!
어떤 종인지 정확히는 몰랐지만 독사임은 분명했다. 잘못했다간 순식간에 물려 독이 퍼져 죽을 수도 있었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었다.
보통 여자라면 이미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거나 기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루나는 달랐다. 그녀는 동물 의학을 전공한 적이 있어 하늘을 나는 것부터 땅 위를 기는 것, 물속과 흙 속의 동물들까지 숱하게 접해 왔고 연구도 충분히 해왔다. 게다가 타고 난 배짱 덕분에 대부분 사람이 질겁하는 뱀조차 그녀에게는 그저 흔한 벌레와 다를 바 없었다.
이루나는 침착하고 전문적인 솜씨로 뱀의 머리를 단단히 움켜쥐고 몸통을 제압하여 자신을 물지 못하게 했다. 그러고는 나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마침 그 무리 중 한 사람이 바로 나무 밑에 서 있었다.
이루나가 바로 뱀을 내던지자 뱀은 정확히 그 남자의 목덜미에 떨어졌다.
낯선 감각을 느낀 남자가 목을 더듬는 순간, 공격성을 가진 독사는 그대로 그 남자의 손을 물어버리더니 몸을 칭칭 감기 시작했다.
“으악!”
남자는 즉시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다른 동료들도 황급히 달려들어 상황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팔려 나무 위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동료들은 독사에게 물린 남자를 부축하여 서둘러 산 아래로 달려 내려갔다.
그들이 완전히 사라져 조용해진 뒤에야 비로소 크게 한숨을 내쉰 이루나는 나무 꼭대기에 올라서 사방을 내려다보았다. 시야가 넓게 트여 있었고 멀리까지 볼 수 있었다. 동북쪽으로 계속 나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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