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6화
이루나는 노아와 몇 초간 시선을 마주했다. 머릿속이 하얘져 말문이 막혀 버렸고 그저 멍하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
노아는 그 순간 성급하게 폭력을 쓰지 않고 오히려 손을 내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어나.”
이루나도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았고 그가 잡아당기자 일어섰다.
“나랑 같이 돌아가자.”
노아가 말하면서 그녀의 머리 위에 붙은 나뭇잎을 집어 떼어내는 등 다정하게 행동했다. 그는 화가 난 티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폭발 직전의 온화한 태도가 더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
이루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자포자기한 태도로 말했다.
“차라리 지금 저를 죽여 줘요. 저는 다시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널 죽이지는 않을 거야.”
노아는 단호하게 그녀를 응시하며 서투른 H국 언어로 말했다.
“다른 데로 데려가 줄게. 네가 계속 내 일을 도와주고 다시 도망가지 않으면 널 해치지 않을 거야.”
“....”
이루나는 그 말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지만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머릿속으로 무언가를 꾸몄다.
“좋아요.”
그녀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부끄러운 기색으로 말했다.
“제가 도망칠 수 없을 줄 알았어요. 분명 당신이 저를 찾아낼 테니, 사실 저는 이미 도망갈 기력이 없어서 여기서 당신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당신이 저를 안 죽인다고 약속했으니 지금 당신과 같이 돌아갈게요.”
“가자.”
노아는 다시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는 다른 쪽 산 아래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이 산 주변을 꽤 잘 아는 듯했고 내려가는 지름길이 어느 쪽인지도 알고 있는 듯 보였다. 이루나가 아까 혼자 산을 헤맬 때와는 달랐다.
산에서 내려가는 도중에도 그는 정말 그녀를 죽일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그녀가 긁힌 상처를 보며 붙잡아 주고 뱀을 막아주기도 했다.
둘은 마치 싸우다 화해하는 연인 같았다. 그녀는 삐져서 산으로 올라갔고 그가 산을 넘고 넘어 그녀를 찾아온 모양새였다. 돌아가면 다시 원래대로 사이가 좋아질 연인처럼 보였다.
노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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