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나 이미 충분히 괴로워. 그러니까 내 상처를 찢어버리는 그런 말은 그만 해.”
아무것도 못 하고 울어 재끼는 아이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팠다. 아빠가 되었다는 감동은 하나도 없고 그저 분노와 후회뿐이었다.
“루나야, 제발 용서해 줘. 나한테 다시 한번 기회를 줘.”
고지훈은 붉어진 눈시울로 이루나를 보면서 얘기했다.
“이런 일이 생긴 건 내 예상 밖이야. 나도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갖고 싶지는 않아. 일단 안예리와 양육 계획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 양육권을 넘긴 뒤 양육비만 보내는 거로 할 예정이야. 난...”
“그만해.”
이루나는 짜증스레 고지훈의 말을 끊어버리며 시선을 옮겼다.
“나 때문에 당신이 책임져야 하는 일에서 도망치려고 하지 마. 안예리 씨가 나한테 한 말만 봐도 당신이랑 다시 재결합해서 아이와 함께 살고 싶어 하던데... 그러니 우리는 여기까지 하자.”
“그 여자가 하는 헛소리는 듣지 마.”
고지훈은 올곧은 눈빛으로 이루나를 보면서 얘기했다.
“걱정하지 마. 난 절대 재결합하지 않을 거니까. 원래부터 결혼할 생각도 없었어. 한 여자한테 묶인 삶은 별로라고 생각했단 말이야. 그러다가 너를 만나서 지금의 내가 된 거야. 내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너뿐이야.”
이루나는 그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았다.
“됐어. 당신이 나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는 알겠어. 원래는 결혼하려고 했지만 오늘의 일을 봤으니... 그걸 해결한다고 하지 마. 내가 기다릴 거라고 생각하지도 말고. 아이까지 태어난 이상, 그건 방법이 없어. 이만 가줘. 우리의 결혼은 없던 거로 해.”
그 말을 들은 고지훈은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가는 것만 같았다.
“...”
“그러니까 너는 내가 아이가 있어서... 애 딸린 남자라서 싫다는 거야? 아이가 우리의 행복을 방해할 것 같아서?”
고지훈이 씁쓸하게 웃으면서 물었다.
이루나가 명확하게 대답했다.
“만약 아이만 있고 아이 엄마가 없었다면 나는 당신이랑 함께 그 아이를 키웠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아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길 바라. 안예리 씨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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