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서태준의 말에 차화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루나를 쳐다보았다. 자세히 보니 이성태와 닮은 것 같았다.
“왜 이씨 가문에서는 이런 딸이 있다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거지?”
피식 웃던 이루나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르신, 태준이한테서 들으니 고양이가 많이 아프다고요? 제가 한번 살펴봐도 될까요?”
차화영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볼 거 없어. 이미 골병이 든 것을.”
“할머니, 루나한테 살펴보라고 하세요. 루나는 전문가니까 치료할 수 있을 거예요.”
서태준이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그러나 차화영은 여전히 이루나에 대해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앞에 있는 아가씨는 젊고 아름다웠으며 그녀가 평소에 상대하던 수의사의 이미지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다행히 서태준을 많이 아끼던 차화영은 그의 설득에 결국 고양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걸 허락했다.
고양이는 외모가 귀여웠고 보석 같은 푸른 눈을 가지고 있었으며 굵고 큰 꼬리를 가지고 있었다. 일어서면 아마 어린아이의 키와 맞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병이 심각해서 지금은 작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그 옆에는 구토물이 많이 있었다. 고양이는 정신 상태가 매우 나빴고 눈빛이 흐트러져 있었으며 숨을 겨우 내쉬고 있었다.
이루나는 이것이 전형적인 고양이 전염병의 증상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약상자를 열고 시험지 같은 도구들을 꺼내어 고양이에 대한 초기 검사를 진행했다.
할머니는 아픈 고양이를 만지는 것을 매우 걱정했지만 침착하고 전문적인 이루나의 모습에 점차 마음이 놓였다.
고양이의 상태는 전염병이 가장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고 이런 상황에서 일반적인 동물병원들은 보통 치료를 포기한다.
많은 고양이 주인들은 이런 상황을 겪으면 고양이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안락사를 선택한다.
동물의 다양한 사례를 경험해 본 이루나는 고양이 전염병에 특히 익숙하고 경험이 풍부했다.
그녀는 채혈 검사 보고를 확인할 필요도 없이 간단히 증상만 보고도 정확한 판단과 치료 방안을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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