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이루나는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그가 사라져가는 뒷모습을 쳐다보며 방금 그가 남긴 그 말을 되새겼다.
머릿속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몸이 약간 뻣뻣해져서 잠시 반응하지 못하였다.
“이루나?”
서태준은 이루나가 계속 그 방향을 주시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불렀다.
“응.”
이루나는 시선을 거두며 심호흡을 했다.
마음이 어수선한데 바로 그때, 심혜진이 옆에 있는 차화영과 얘기를 나누었다.
“어머님, 보셨죠? 도련님도 파혼하는 거 동의하지 않잖아요. 약혼식을 다시 할 생각인데 어머님도 의견 없으시죠?”
차화영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 일은 우리 서씨 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쳤어. 난 파혼할 생각이었지만 이건이가 나이도 있으니 이젠 얼른 장가를 가야지.”
“그러니까요. 도련님도 벌써 서른넷이에요. 눈 깜빡하면 마흔이라고요. 어머님은 급하시지 않은지 몰라도 형수인 저는 급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전에는 비혼주의라고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어머님이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셨어요? 결혼을 하겠다고 약속한 이상 너무 따지지 말아요. 그러다가 도련님의 심기라도 건드려서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하면 그땐 어떡할 거예요?”
“도련님 나이도 있는데 이제 와서 또다시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사람을 찾자면 적어도 1, 2년은 걸릴 거예요. 도련님의 동의를 받는 데 또 1년이 걸릴 거고 약혼식에 결혼식까지 하고 나면 마흔이 되어야 어머님한테 손주라도 안겨드릴 수 있을지...”
심혜진은 계속해서 차화영을 설득했고 서이건을 걱정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그저 이씨 가문과의 혼사를 지키려는 것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이루나는 깨닫게 되었다.
서씨 가문에서 이은서를 정략결혼의 상대로 정한 건 이성태가 차화영의 목숨을 구했기 때문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박희연과 서씨 가문의 맏며느리 심혜진이 친구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박희연이 운영하는 체인 약국도 서씨 가문의 제약 회사와 사업적으로 협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들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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