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서이건은 저녁의 지루한 약속을 굳이 취소하고 6시에 일찍 퇴근해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를 맞이한 것은 괴상한 요리뿐이었다.
이루나는 서이건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 뭔가 만회할 방법을 찾으려 했다. 이루나는 그의 옆자리에 앉아 목을 감싸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애교를 부렸다.
“저기... 화내지 마. 이렇게 음식을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야. 원래는 달걀 볶음이거나 라면 정도만 할 줄 알았어.”
“대표이사님께 달걀 볶음을 드릴 수는 없잖아? 너무 성의 없어 보이니까. 그래서 생선, 새우, 삼겹살, 갈비찜을 만들려고 했는데 요리가 그렇게 어려운 줄 몰랐어! 그래도 걱정하지 마. 앞으로 매일 조금씩 진보해서 월말에는 진수성찬을 차려줄게!”
“...”
서이건은 말없이 고개를 들고 이루나의 매혹적인 얼굴을 바라보았다. 특히 꾸밈없는 소녀 같은 모습에 점차 화가 누그러졌다.
“진작 이렇게 말을 잘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서이건은 깊은 눈빛으로 이루나의 턱을 잡고 얼굴을 들어 올려 도톰하고 예쁜 콧날에 키스한 후, 그녀의 입술로 자연스럽게 키스를 이어갔다.
괴상한 요리들보다, 이루나 자신이 서이건의 ‘식욕’을 더 자극했다.
집에 가정부가 없었고, 자신이 만든 요리가 너무 맛이 없어 이루나는 이 까다로운 대표이사가 굶어 죽을까 봐 휴대폰으로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을 배달시켰다. 마침내 서이건은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 후, 서이건은 서재로 가서 외국인들과 화상 회의를 했다.
이루나는 부엌을 정리한 후 서이건의 옷을 빨기 시작했다. 그의 옷들은 모두 백만 원 이상의 고급 브랜드였다. 비록 자주 반복해서 입지는 않았지만 평소 가정부에게 손빨래를 요구했고 주름 하나 없이 다리도록 했다.
다행히 서이건은 유난히 깔끔해서 입었던 옷은 더럽지 않아 빨래하기 전혀 힘들지 않았다. 이루나는 1층 세탁실에 서서 셔츠를 비벼 빨면서, 느긋하게 노래를 흥얼거렸다.
이때, 회의를 마친 서재에서 나온 서이건은 이루나가 자신을 위해 빨래하고 널고 있는 바쁜 모습을 보게 되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