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천한 년, 왜 아직도 안 꺼져?” 이은서가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이루나는 팔짱을 끼고 태연하게 되물었다. “어머, 내가 목숨을 걸고 구해준 남자인데, 인제 와서ㅇ 빼앗아 가려고?” “꺼져!” 이은서는 격분했지만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잘 들어. 나는 지금 이건 씨의 약혼녀야. 나 말고는 아무도 이건 씨를 돌볼 권리가 없어. 내 눈앞에서 천한 짓 하지 마!” 이루나는 비웃듯 콧방귀를 뀌었다. “이은서, 세상에 너보다 더 한심한 약혼녀는 없을 거야. 아직 정식으로 약혼도 안 했는데, 시집 못 갈까 봐 조바심 나서 가족들까지 데리고 시댁에 아부하잖아. 남자친구가 자기 언니랑 잤다는 것도 더럽다고 생각 안 하고, 그래도 결혼하겠다고...” “닥쳐!” 이은서는 급소가 찔린 듯 더욱 분노하며 가슴이 들썩였다. “그만해.” 이루나는 병원에서 이은서와 다투고 싶지 않아 마지막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이건 씨를 돌보고 싶다면 마음껏 해. 아무도 너랑 다투지 않을 테니까! 어차피 이건 씨는 이제 ‘쓸모없는 사람’이니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가 왜 그런 사람을 옆에 둬야지? 네가 극진히 잘 돌봐서 빨리 낫게 해.” 말을 마치고, 이루나는 일부러 도발적으로 덧붙여 말했다. “이건 씨가 다 회복되면 그때 내가 다시 놀러 올 테니까 이 두 주는 수고해, 동생!” “요망한 년! 쓰레기!” 이은서는 이제 완전히 미쳐버렸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이루나의 뺨을 때리려 했다! 하지만 이루나는 이은서의 손이 떨어지기 전에 발을 들어 그녀의 배를 걷어찼다. 그 힘이 너무 강해 바람만 불어도 넘어질 것 같은 연약한 이은서를 그대로 땅에 쓰러뜨렸다! 이은서가 일어나기도 전에 이루나는 무자비하게 발로 그녀의 머리를 짓밟으며 말했다. “이은서, 네가 며칠 전에 나를 차에 치여 죽게 할 뻔했지? 법으로 널 어쩔 수 없다면 폭력으로 맞서 싸우는 수밖에. 너와 네 엄마가 나를 죽이려 한다면, 덤벼봐. 누가 먼저 누구를 죽이는지 두고 보자!” 말을 마치고, 이루나는 다시 이은서의 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