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장
교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심자영은 성승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예전의 눈빛과는 다소 다르지만 그녀는 여전히 불편했다.
불쾌함을 느끼며 교무실을 떠나려던 그때, 성승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
“심 선생님, 같이 일한 지도 꽤 되었는데 선생님 집안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네요. 근데 오빠분은 이미 가셨나요?”
심자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성승윤이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걸까?
“네, 갔어요.”
심자영은 잠시 멈칫하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성 선생님은 제 집안에 관심이 많아 보이네요. 하지만 전 친하지 않는 사람과 이런 얘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성 선생님, 선 넘으셨어요.”
이건 분명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성승윤의 얼굴에 잠시 어색함과 불쾌함이 스쳤지만 표정은 잘 숨겼다.
“심 선생님, 불편하셨다면 죄송해요. 그냥 무심코 물어본 거예요. 말하기 싫으시면 다음부턴 묻지 않을게요. 그런데…”
그는 일부러 뜸을 들이며 심자영을 살펴보았다.
“방금 수업 끝나고 신태욱 선생님이 누군가와 함께 교장실에서 나오더라고요. 젊은 남자였는데 아주 잘생겼어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 아마 멀리서 온 것 같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심 선생님의 오빠분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성승윤은 그 남자의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상대는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만약 심자영에게 대단한 배경이 있다면 성승윤은 마음을 고쳐먹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성승윤은 눈을 내리깔며 속마음을 감췄다.
심자영은 잠시 멈칫하더니 머릿속에 저절로 주경민의 모습이 떠올랐다.
잘못 본 게 아니란 말인가? 정말 주경민일까?
하지만 주경민은 이미 떠났는데?
심자영은 속이 복잡해졌다.
그녀는 주경민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를 속일 수 있고 떠난 척 시간을 끌 수도 있었다.
“심 선생님, 얼굴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으세요?”
성승윤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하지만 심자영은 그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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