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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장

집사는 문밖에 그대로 남겨졌다.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결국 문을 열고 들어갈 용기까지는 나지 않았다. 추영자는 시간 낭비를 할 수 없어 휴대폰을 손에 쥔 채 곧장 욕실로 들어가 안에서 문을 잠그더니 재빨리 번호를 입력해 전화를 걸었다. ... 한편, 장미숙은 주성호의 차를 따라 외곽까지 나왔다. 그녀는 그가 진입한 고급 주택 단지 안까지 계속 뒤따랐지만 차간 거리를 더 좁히지는 못했다. 너무 가까이 붙었다간 들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차를 모퉁이에 조심스럽게 세우고 차에서 내린 그녀는 CCTV 사각지대를 따라 움직이며 주성호가 들어간 저택 근처로 접근해 몸을 숨겼다. 눈발은 점점 더 굵어지고 있었다. 추위에 몸을 움츠린 채, 그녀는 입고 있던 외투를 더 깊이 여몄다. 그리고 끝내는 주성호가 다시 저택에서 나와 차에 오르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이를 악물었다. 이렇게 오래 머무른 걸 보면 단순히 아침 식사만 하고 나온 건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주성호가 나올 때 입고 있던 코트는 아침에 나갈 때 입었던 것과 전혀 달랐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그 순간 장미숙의 가슴을 조여 오는 건 분노도 슬픔도 아닌 공포였다. 그리고 그 공포와 함께 질투가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오며 얼마 전 그녀가 우연히 들은 말이 떠올랐다. 어르신은 추영자와 주성호에게 아이를 하나 가지라는 얘기를 했었다. 그 말을 떠올리자 장미숙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만약 추영자가 정말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지금처럼 주성호가 그녀에게 신경을 곤두세우는 상황에서 과연 자신이 이 집안에서 설 자리가 남아 있기는 할까? 그 여자에게 자리를 완전히 빼앗기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장미숙은 속이 타들어 갈 듯 불안해졌다. 주성호가 자신에게 그토록 잘해 준 건 단순한 연민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 자신을 얻지 못한 데 대한 집착과 미련, 그리고... 그날, 어르신의 강압에 둘이 갈라서야 했을 때 그녀가 그를 위해 아이를 지웠던 그 기억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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