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장

성승윤의 성격에 대해서는 그 말도 사실 거짓이 아니었다. 심자영이 그걸 알게 된다고 해도 방지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심자영이 이 얘기를 밖으로 떠들 사람은 아니라고 믿었고 성승윤만 모르면 되는 거니까 무서울 것도 없었다. 그 말을 들은 심자영은 문득 병실에서 성승윤이 했던 그 행동이 떠올라 등줄기에 식은땀이 쭉 흘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 성승윤이 자기를 집까지 데려다줬을 때도 강도현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뭔가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심자영은 생각할수록 성승윤이 보이는 것처럼 신사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방지아가 관계를 풀기 위해 성승윤까지 들먹일 줄은 정말 몰랐다. 정말 이익만 된다면 뭐든 팔아넘길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이런 얘기를 저한테 해도 괜찮아요? 제가 성 선생님한테 말하면 어쩌려고요?” 심자영은 방지아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물었다. 방지아는 잠깐 눈빛이 흔들렸지만 이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전 심 선생님이 그런 분이 아니라고 믿어요. 그리고 정말 심 선생님하고 잘 지내고 싶어서 이 얘기 꺼낸 거예요. 우리 같은 팀으로 여기 와서 봉사활동하고 있잖아요. 괜한 오해는 빨리 푸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안 그래요, 심 선생님?” 여기까지 말한 방지아는 살짝 머뭇거리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 심자영이 정말 성승윤에게 이 얘기를 흘릴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 그녀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전 심 선생님처럼 큰 도시 출신에 든든한 배경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진짜 열심히 노력해서 겨우 교사 자리 얻은 거죠. 심 선생님이 절 안 믿고 그 얘기를 하신다고 해도 어쩔 수 없겠죠. 근데 성 선생님이 진실을 말해줄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선생님만 무사하시면 괜찮아요. 전 어쩌면 앞으로 일자리를 못 구할 수도 있고 학교에서 잘릴지도 모르죠. 다 괜찮아요, 심 선생님.” 어느새 방지아의 눈엔 눈물이 고이더니 곧 빨갛게 충혈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심자영도 잠시 말문이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