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0장
몇 사람은 인사할 틈도 없이 간단히 고개만 끄덕이고는 서둘러 주성호를 이끌고 수술실로 향했다.
주경민의 수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술실 앞에 서 있던 추영준은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보았다.
그의 시선에 주성호가 들어오자 추영준은 한 발 앞으로 나서려다 멈췄다.
주성호 뒤로 절뚝거리며 따라오는 장미숙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추영준은 내딛으려던 발을 잠시 멈추며 눈빛에 살짝 비웃음이 스쳤다.
‘자기 아들이 지금 수술실 안에서 생사를 오가는 판국에, 애인까지 데리고 병원에 오다니... 정말 친아들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없구나. 대표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속이 얼마나 복잡하실까.’
속으로 몇 마디를 읊조리던 추영준은 고개를 숙였다.
그 사이 주성호 일행은 이미 수술실 앞까지 다가왔다.
주성호는 도착하자마자 목소리를 높이며 추영준을 다그쳤다.
“도대체 오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멀쩡하던 애가 한밤중에 왜 묘원까지 간 거지? 그리고 교통사고는 또 왜 난 거야?!”
전화로는 간단히만 들었을 뿐, 자세한 내용은 전혀 듣지 못했기에 그의 눈빛에는 억눌린 분노가 스쳐 지나갔다.
추영준은 주성호의 눈매에 서린 묘한 그림자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침착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대표님은 해성에 돌아오기 전에 돌아가신 어머님 꿈꾸셨답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묘원으로 먼저 가셨습니다. 그러다 묘원에서 나온 후 기분이 좋지 않으셨는지 혼자 차를 몰고 나가셨습니다.
저는 잠시 차를 부르려고 있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앞쪽에서 심한 충돌음이 들려 급히 달려갔습니다. 그제야 대표님 차량이 사고 난 걸 보고 급히 병원으로 연락해 구급차를 부른 겁니다.”
추영준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담담히 말했다.
“오늘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미끄러웠고 대표님 차량의 속도도 조금 빨랐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고가 난 것 같습니다. 현재 대표님은 아직 수술 중입니다.”
주성호의 얼굴은 병원 복도 조명 아래서 더욱 창백해 보였다.
서늘한 빛이 그의 표정 위를 스치자 어쩐지 음산하고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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