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6장
주경민이 연달아 여러 개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심자영은 몇 글자만 짧게 답했다.
그런데도 주경민은 조금도 지치지 않는 듯했다.
마치 그녀가 이렇게라도 답해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만족하고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
심자영은 대화창을 바라보다가 문득 몇 년 전의 자신을 떠올렸다.
그때 그녀도 이랬다.
주경민에게 자신의 전부를 쏟아붓듯 모든 것을 공유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주경민은 점점 더 멀어지고 점점 더 무심해졌다.
답장도 느려졌고 때로는 그녀의 말을 아예 무시하기도 했다.
그때 그녀는 불나방처럼 한사코 뛰어들었다.
주경민이 단호하게 거절하며 그들 사이에는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을 때조차 심자영은 단 한 번도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억지로라도 결과를 만들고 싶어 했다.
그녀는 늘 주경민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그녀에게 그렇게 잘해줄 수 있었겠는가.
그 수년 동안 그녀를 위해 바람을 막아주고, 온갖 상처를 대신 짊어지며 모든 걸 해줬던 그 사람이.
주경민이 말한 것들은 절대 그들 사이를 막을 수 없는 장애물이라고 여겼다.
남매?
그녀와 주경민은 혈연관계가 전혀 없었다.
심지어 주씨 가문에서도 그녀를 정식으로 입양한 적이 없기에 둘은 단지 명목상 남매였을 뿐이었다.
그래서 함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시절의 심자영은 그런 믿음과 열정 하나로 온몸이 부서지도록 부딪히며 끝내 돌아서지 않았다.
만약 주경민이 갑자기 강유리와 약혼하려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가 수없이 강유리를 향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그녀는 돌아서지 못하고 포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주경민이 언젠가 이렇게 다시 돌아와 자신을 붙잡으려 애쓰는 날이 올 거라고는.
지금은 역할이 완전히 바뀌었는데도 심자영은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 한켠이 살짝 시큰하고 서글펐다.
그녀가 모든 사랑을 바쳐 주경민을 사랑했을 때 그는 단 한 번도 돌아봐 주지 않았다.
그녀가 마음을 거둬들이고 가족의 자리로 물러난 지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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