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1장
성승윤은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는 듯한 기분에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무심결에 심자영 쪽으로 걸어갔다.
“심 선생님, 몸은 좀 나아지셨어요?”
성승윤의 목소리에는 배려가 담겨 있었고 표정도 자연스러웠다.
마치 며칠 전 병실에서 있었던 일이 전혀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다가왔다.
심자영은 속으로 놀랐다.
병실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아무 일 없던 척 뻔뻔하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그녀는 미묘하게 미간을 찌푸리곤 곧 뜨겁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다.
거의 반사적으로 심자영은 성승윤을 지나쳐 그 뒤쪽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방지아를 바라봤다.
역시나 방지아는 가방끈을 꽉 쥔 채 얼굴빛이 잿빛으로 변해 심자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심자영은 더욱 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처음부터 그녀는 이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감정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 두 사람 중 하나는 흙탕물처럼 질척거렸고, 다른 한 명은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을 상대로 적의를 불태웠다.
그녀가 아무리 성승윤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해명해도 방지아는 오로지 자기 생각에만 빠져서 그녀의 말을 조금도 믿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경계심만 더 키웠다.
게다가 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어제 방지아는 일부러 다가와 친구인 척하며 그녀에게 붙었지 않았던가.
그것도 주경민에게 접근하려는 속셈으로 말이다.
그런 방지아가 오늘은 또 성승윤 문제로 자신을 노골적으로 적대시하고 있는 것이 양쪽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심산인 게 분명했다.
심자영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졌다.
그녀는 짜증이 묻어난 눈길로 성승윤을 흘낏 바라보고는 툭 내뱉듯 말했다.
“많이 좋아졌어요. 곧 수업 시작이니 볼일 없으시면 먼저 가볼게요.”
성승윤은 그녀의 차가운 태도를 못 본 척하며 미소를 지은 채 그녀에게 성큼 다가서며 자연스럽게 말했다.
“마침 저도 교무실 가는 길이니 같이 가죠.”
심자영은 잠시 걸음을 멈칫하더니 깊게 숨을 들이쉬며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겨우 눌렀다.
여기서 그녀는 아직 오래 지내야 하기에 최악의 순간이 오기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