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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장

몇 사람은 둘러앉아 식사를 했다. 도서화와 현설영은 아직 다소 어색한 기색이 있었지만 심자영과 강도현은 이미 친숙해져 있었기에 대화가 제법 활발했다. 다만 심자영은 눈치채지 못한 듯했지만 식사 중 강도현이 몇 번이나 그녀를 바라보며 이야기할 때마다 그 눈빛에는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가 담겨 있었다. 오히려 제삼자인 도서화는 그런 장면을 고스란히 보고 있었다. 이때 심자영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언니, 어제는 너무 급하게 오느라 마을에서 열쇠 복사하는 걸 깜빡했어요. 이따가 밥 다 먹고 나서 제가 열쇠를 하나 더 복사해 올게요. 혹시 필요하신 게 있으면 같이 가셔도 되고, 아니면 제가 사다 드릴게요.” 어제는 너무 갑작스러워서 심자영도 미처 그걸 생각하지 못했다. 조금 전 집에 들어올 때 도서화에게 자신의 열쇠를 건네주고서야 그제야 떠올렸다. 열쇠가 한 개뿐인 건 여러모로 불편했다. 혹여 자신이 잠시 외출했을 때 도서화 모녀가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너무 시끄럽지 않을까? 밖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도서화는 걱정스러운 듯 망설이며 말했다. 눈은 오전에 잠시 그쳤다가 또다시 내리기 시작했는데 점점 더 거세게 쏟아져 금방 멈출 것 같지 않았다. 심자영 역시 이런 상황을 고려하고 있었다. 어제 강도현에게 식재료를 부탁할 때는 자신과 강도현 둘만 생각해서 많이 사두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두 명이 더 늘어난 데다 눈이 계속 내리니 미리 조금 더 사둬 두는 편이 좋았다. 요즘은 기온도 낮아 야채나 과일이 잘 상하지 않았고 집에 냉장고도 있으니 보관도 어렵지 않았다. “같이 가죠. 저도 마침 시간 비었고, 필요한 게 있어서요.” 강도현이 갑자기 말했다. “어제 갔다 오지 않았어요?” 심자영은 의외라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강도현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어제 깜빡했어요. 그리고 일기예보 보니까 앞으로 며칠은 눈이 계속 온대요. 더 많이 쌓이면 차 못 끌고 다닐 수도 있고요. 마을까지 걸어가기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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