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0장
왜 허수빈이 이 시간에 갑자기 연락해 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심자영의 마음은 그저 기뻤다.
허수빈은 해성시에서 그녀가 가장 친한 친구였다.
처음 영국 유학을 가겠다고 허수빈에게 이야기했을 때 허수빈은 무척 아쉬워하며 차라리 자신도 함께 가고 싶다고 했었다.
하지만 결국 뜻밖의 일들이 생기면서 심자영은 영국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 후로 그녀는 말도 없이 봉사활동에 지원한 뒤 떠나버렸다.
심자영은 사실 허수빈에게 늘 약간의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번 진심을 털어놓고 나서야 허수빈은 심자영이 아무 말 없이 떠난 일에 대해 더는 화를 내지 않았지만, 사실 심자영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죄책감을 품고 있었다.
심자영의 목소리가 들리자 허수빈이 바로 전화기 너머로 말했다.
“자영아, 너 지금 혹시 아직 춘성에 있는 거 아니야? 집에 안 돌아왔지?”
심자영은 잠시 멈칫했다.
허수빈이 왜 갑자기 그런 걸 묻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실대로 답했다.
“응, 아직 춘성에 있어.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걸 물어?”
“우리 이모가 편찮으셔서 엄마가 병문안을 가보라고 했거든. 나 지금 병원인데, 너 내가 방금 누구 봤는지 맞혀봐.”
허수빈은 다소 장난스럽고 신비로운 어조로 말했다.
심자영은 문득 주경민이 떠올랐다.
혹시 허수빈이 병원에서 주경민을 본 걸까?
하지만 설령 그랬다 해도 이제는 놀랍지 않았다.
몇 시간 전만 해도 그녀는 주경민과 통화를 했었고 그는 몸이 좋지 않다고 인정한 상태니 지금 병원에 있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심자영은 불확실한 태도로 말했다.
“혹시 우리 오빠 본 거야?”
그 말에 허수빈 쪽에서 놀란 듯한 짧은 탄성이 새어 나왔다.
곧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너 어떻게 알았어? 너네 오빠가 너한테 얘기한 거야?”
“응.”
심자영은 잠깐 멈칫했다.
그리고 최근 마음속을 떠나지 않던 그 묘한 불안감을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
“근데 자세히 들은 건 아니야. 혹시 넌 상황 잘 알아?”
심자영이 사실 잘 모른다는 걸 알게 된 허수빈은 무슨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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