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6장
듣기에는 충분히 타당한 말이었지만 허수빈의 마음속에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남도 아닌데 추영자가 이렇게까지 선을 긋는 건 이상했다.
그녀는 예전에도 추영자의 아픈 모습을 본 적이 있었고 심자영과 함께 간호해 준 적도 있었다.
그땐 전혀 거리낌 없이 대해 주었는데 지금 와서 갑자기 이렇게까지 예의를 차리는 이유가 뭘까?
비록 그녀가 편하게 내려오기 어렵다 해도 집사를 시켜 그녀를 불러들일 수도 있었을 텐데 집사는 그런 말은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허수빈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기다리며 떠나기를 바라는 집사를 향해 상대가 전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했다.
“이모님이 몸이 안 좋으셔서 내려오시기 어려우시다면 제가 올라가 인사드리죠.”
말을 마친 허수빈은 집사가 반응하기도 전에 계단 쪽으로 뛰어가려 했다.
집사는 주씨 저택에서 반평생을 일해 온 사람이었지만 이렇게 주인 집안을 함부로 들락거리는 사람은 처음 봤기에 심히 당황했다.
하지만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계단을 올라가려는 참이었다.
그는 화들짝 놀라며 안색이 변했고 다행히 옆에 있던 메이드가 재빨리 허수빈을 막아섰다.
“아가씨, 함부로 올라가실 수 없습니다.”
방금 허수빈에게 커피를 가져다준 메이드였다.
그녀 역시 허수빈이 이런 행동을 할 줄은 몰랐고 조금 전 자신이 했던 말이 떠올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집사 쪽을 흘끔 쳐다보며 혹시라도 벌을 받을까 봐 두려워했다.
허수빈은 메이드를 밀치고 올라가려 했지만 메이드는 평소 일을 많이 해서인지 힘이 아주 강했다.
게다가 집사에게 혼날까 봐 필사적으로 허수빈을 붙잡았고 그 덕분에 집사가 제때 막아설 수 있었다.
“수빈 양.”
집사의 얼굴이 굳어졌다.
방금까지의 온화한 눈빛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불쾌함과 미묘한 비난의 기색이 역력했다.
“자영 아가씨의 친구라는 이유로 손님으로 대접했어요. 하지만 주인의 허락도 없이 함부로 돌아다니는 건 실례가 아닌가요?”
허수빈은 어릴 적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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