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서지안은 입구를 힐끔거리며 김인후에게 대충 대꾸해주었다.
‘싸가지 없는 년,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지?’
자신이 정성껏 준비한 ‘특제’ 차도 어느덧 식어버렸다.
게다가 김인후를 상대하는 것도 이제 슬슬 버거워졌다.
조금 전 다른 직원이 자리를 비운 후부터 점점 더 노골적으로 굴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은근히 스킨십을 시도하더니 급기야 품에 껴안으려고 했다.
서지안은 진심으로 불쾌했다.
대머리 배불뚝이 아저씨는 전형적인 졸부 스타일이며, 개기름까지 번질거려 보기만 해도 역겨웠다.
괜히 따라왔다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망할, 지금 이 룸 안에는 그녀와 김인후 단둘뿐이었다.
저돌적인 모습은 당장이라도 자신을 집어삼킬 듯한 기세였다.
서지안은 불쾌한 감정을 꾹 참고 겉으로는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이내 몸을 살짝 틀어 김인후의 더러운 손길을 교묘하게 피하고 억지로 예의 바른 미소를 쥐어짜 냈다.
“김 대표님, 우선 계약서부터 보시는 게 어떨까요? 혹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김인후는 그녀의 거절에 빈정이 상한 듯 표정이 살짝 굳었지만 곧바로 능글맞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안 씨, 계약은 천천히 해도 돼요. 아까 예은 씨가 다 설명해줬어요. 지안 씨만 잘하면 당연히 사인해주지.”
김인후의 뻔뻔한 말을 듣자 서지안은 속에서 열불이 치솟았다.
하지만 거래처라서 이를 악물고 참았다.
워낙 중요한 고객이라 이 자리에서 실수라도 하면 주현진에게 원망을 살 게 뻔했다.
이게 다 서예은, 그년 탓이었다.
“참, 농담도 잘하시네요. 자, 차 한 잔 드시죠. 서예은 씨가 왜 아직도 안 오죠? 나가서 한 번 찾아볼게요.”
서지안은 핑계를 대며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인후가 굳은 얼굴로 따라가려 했지만 누군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김 대표님, 오랜만이에요.”
지적인 인상에 안경을 쓴 남자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아우라를 풍겼다.
김인후는 그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인 비서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 차 한잔하시죠.”
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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