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주현민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내 계약서를 힐끔 바라보고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마.”
서예은이 피식 웃었다.
“걱정 마. 그럴 일 없을 테니까.”
결국 주현민은 씩씩거리며 사인했다.
서지안도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두 사람이 깔끔하게 관계를 끊기를 바랐다. 그러면 앞으로 주현진의 옆자리는 오로지 그녀의 몫일 것이다.
“3일 내로 입금해줬으면 좋겠어. 질질 끌지 말고.”
서예은이 싸늘하게 말했다.
“오냐오냐하니까 이젠 눈에 뵈는 게 없지? 언젠간 반드시 후회할 거야. 나 없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주현진이 싸늘하게 경고했다.
서예은은 코웃음을 쳤다. 대체 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걸까?
“그래. 두고 보자고.”
말을 마치고 나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인수인계는 이미 끝나서 더는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었다.
주현진은 콧방귀를 뀌더니 씩씩거리며 자리를 떠났다.
서지안이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언니, 건투를 빌게.”
이내 의기양양한 얼굴로 뒤돌아섰다.
서예은이 피식 웃었다. 마침내 진흙탕 같은 곳을 벗어나게 되어 더없이 홀가분했다.
곧이어 짐을 챙기고 외할머니 뵈러 갔다.
...
주말이 다가오자 박시우는 서예은을 데리고 본가로 향했다.
서예은은 괜히 긴장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며느리라면 누구나 시부모님을 마주하기 마련이다.
서예은은 미리 준비한 선물을 정성껏 포장해서 초조한 마음으로 차에 올라탔다.
고급 아파트 단지로 진입해 으리으리한 단독 주택 앞에 멈추어 섰다.
차에서 내린 서예은은 고풍스러운 건물을 올려다보며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여기예요?”
그리고 놀란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부자들의 세계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주현진의 집에 처음 갔을 때만 하더라도 멋스러운 별장에 기가 죽었다.
하지만 눈앞의 주택에 비하면 발끝에도 못 미쳤다.
박시우는 웃음기 섞인 말투로 말했다.
“응, 우리 집이야. 얼른 들어가자. 다들 기다리고 있어. 너를 무척 보고 싶어 하시거든.”
서예은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 바짝 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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